(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들은 10월 회의에서 경기와 물가상승률의 둔화를 방어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두 명의 금통위원이 금리 동결 소수의견을 내는 등 금통위 내 매와 비둘기 의견이 뚜렷하게 나뉘는 양상을 보였다.다른 한 명의 위원도 기준금리 인하에 동의하는 한편으로 통화정책의 한계를 강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은이 5일 발표한 2019년 제19차(10월 16일 개최)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4명의 금통위원(이주열 총재 제외)은 경기와 물가 상황을 우려해 기준금리를 1.25%로 낮추는 데 동의했다.

A 위원은 "세계교역의 상당한 둔화를 배경으로 경기부진과 물가부진이 지속되고 있으며, 7월 전망경로 대비 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의 하방위험이 적지 않게 확대됐다"며 "물가부진으로 명목중립금리의 하락은 보다 크다고 생각되며, 결과적으로 현 수준 기준금리는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평가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B 위원은 "올해는 물론 내년의 성장과 물가 전망을 하향 조정하는 것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기준금리를 현재의 1.50%에서 0.25%포인트 인하한 1.25%로 운영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라고 말했다.

C 위원은 "(기준금리를) 하향 조정해 민간의 수요둔화 및 물가상승률 하락압력을 완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C 위원은 현재 1.25%의 기준금리도 선진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물가상승률 흐름이 역대 최저로 낮아진 최근 거시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1.25%의 명목 기준금리는 낮은 수준이라고 보기 어려우며, 기조적 물가상승률을 차감한 실질금리 기준으로는 여전히 주요 선진국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D 위원은 "현재 성장률은 2%대 중반으로 추정되는 잠재성장률에 못 미쳐 국내총생산(GDP)갭의 마이너스 폭이 커지고 있는 동시에 소비자물가도 2%의 물가안정목표보다 낮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인플레이션갭의 마이너스 폭도 커졌다"며 "완화적 통화정책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D 위원은 기준금리 인하에 동의하면서도 통화정책의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수출과 설비투자 부진, 고용시장 악화 등은 단기적인 경기순환 요인보다는 주력산업의 경쟁력 약화 등 구조적 요인에 더 크게 기인하고 있다"며 "통화정책을 통해 이에 대응하는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제의 체질 개선을 통해 잠재성장률 수준을 제고하고 중립실질금리 수준도 높여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 위원과 F 위원은 기준금리 동결을 주장했다.

E 위원은 "올해 성장률은 지난 7월 조사국 전망치를 하회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향후 전망과 관련된 일부 지표에서 개선 조짐이 관찰되고 있어 그 지속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E 위원은 서비스업 생산 증가와 소비심리의 하향 안정화, 제조업 지표 가운데 3개월 연속 상승세인 생산자 출하 등을 지목했다. 또 설비투자 지표가 계절적 요인을 통제하는 조건하에 완만하게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E 위원은 또 연말 이후 소비자물가가 상승세로 전환할 것이라며 디플레이션 우려는 지나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기준금리 수준에서의 통화정책도 충분히 완화적인 것으로 판단되고, 재정정책 또한 경기 대응을 위해 확장기조로 운용되고 있다"며 "이번에는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1.50%에서 동결하고 향후 경기와 물가 추이를 좀 더 지켜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F 위원은 금융불균형 위험을 강조했다.

그는 "금융불균형 리스크를 감안해 확장적 재정정책에 무게를 둔 현재의 조합을 유지하되 성장과 물가 추이를 주시하며 필요에 따라 조절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제적으로 보다 확장적인 거시경제정책도 고려해 볼 수 있으나 현 시점에서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통화정책의 경우 금융불균형 누증 리스크가 여전히 잠재되어 있고, 재정정책은 고령화 대비를 위한 장기계획 수립이 선행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F 위원은 자산과 부채가 부동산 시장으로 쏠리고 있고, 경제 체질이 약화해 거시경제정책의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기준금리를 1.50%에서 동결해 지금의 거시경제정책 조합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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