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문재인 정부의 정책기조에 발맞춘 금융지주들이 혁신금융 투자를 가속하고 있다. 최고경영자(CEO)가 투자실적을 점검하는 컨트롤타워를 직접 운영하며 그동안 보수적이었던 투자관행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은 올해 9월 말 기준으로 혁신성장기업에 6조6천억원을 여신 지원했다.

우리금융의 올해 연간 여신 지원 목표가 5조4천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122% 초과 달성한 셈이다.

KB금융그룹은 지난 4월 'KB혁신금융협의회' 출범 이후 7월 말까지 혁신금융에 7조4천억원을 지원했다. KB금융이 향후 5년간 혁신기업에 대해 66조원을 지원하기로 한 것을 감안하면 3개월 동안 적정 진도율을 상당히 초과 달성했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5월 말 '혁신금융협의회'를 신설하면서 2021년까지 30조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협의회 신설 이후 9월까지 실적이 6조4천278억원으로 집계되면서 올해 누적 13조2천32억원을 혁신금융에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3년간 10조원씩 지원한다고 가정하면 이미 연간 목표를 132%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그룹은 올해 상반기 기준 혁신금융에 7조4천673억원을 지원했다. 신한금융의 올해 지원 목표가 11조7천818억원인데, 6월 기준으로 63.4%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투자 진도율이 동산담보대출에서는 104.3%,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신한BNPP) 재간접펀드에서는 114.3%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금융지주들이 혁신금융 투자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는 혁신금융협의체가 지주별로 올해 상반기에 출범하면서 지주 회장들이 혁신금융 실적을 직접 챙기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지주 혁신금융협의체의 최고의사결정자는 지주 회장이다. 정기적으로 협의체가 열리면 지주 회장이 직접 실적을 점검하고 의견도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내 혁신금융협의체는 신한금융에서 제일 먼저 생겼다. 지난 4월 '신한 혁신금융 추진위원회'가 출범하며 금융지주 혁신금융협의체의 포문을 열었다.

신한 혁신금융 추진위원회는 매월 열린다. 지난 10월 중순에도 위원회가 열렸으며 현재 3분기 혁신금융 실적 마무리 작업을 하는 중으로 알려졌다.

KB금융, 우리금융, 하나금융은 분기마다 협의체를 연다. 우리금융의 경우 정기 협의체와 별도로 필요시 수시로 개최하기도 한다. KB금융은 오는 11월 말, 12월 초에 다음 협의회를 열 예정이며 하나금융은 12월 개최가 계획되어 있다.

이렇게 컨트롤타워가 생기다 보니 지주 내에서는 혁신금융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기반이 마련됐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혁신금융을 직접 지주 회장님이 챙기다 보니 전 계열사가 협업해서 가는 부분도 있는 거 같다"고 말했다.

또 지식재산권(IP) 담보 대출, 동산담보대출 등 기존에는 리스크로 인해서 하지 못했던 투자도 현재는 조금씩 진행하고 있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이전에도 혁신기업에 대한 지원이 꾸준히 있었지만, 협의체 이후 자체적으로 펀드를 조성해 투자하는 방식 등 새로운 방식이 많이 생겼다"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혁신금융을 중요시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그룹에 신수익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지주 회장님이 직접 참여하시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jhson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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