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최욱 최진우 기자 = 삼성전자가 올해 4분기에 12조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계획을 밝히면서 '비상등'이 켜진 우리나라의 성장률에 어느 정도 도움을 줄지 관심이 모인다.

규모가 상당한 만큼 정부가 총력을 기울이는 '2.0%대' 성장률 사수에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평가다. 삼성전자의 투자가 '가뭄의 단비'가 되는 셈이다.

6일 관계부처와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시설 투자액으로 12조2천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올해 계획한 29조원 가운데 3분기까지 16조8천억원을 투자했고, 나머지도 차질없이 집행한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구상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진행된 3분기 실적발표에서 "4분기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한 메모리 인프라 투자를 중심으로 파운드리(위탁생산)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극자외선(EUV) 7나노 생산량 확대와 퀀텀닷(QD) 디스플레이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했다.

12조원 이상을 투자한다는 삼성전자의 방침에 정부는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민간 부문에서 이와 같은 규모의 투자가 이뤄지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제고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는 2.0%대의 성장률을 사수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도 최근 "2.0%대를 달성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여러 번 언급한 바 있다.

우리나라가 연간으로 2.0%의 성장률을 달성하려면 4분기에 최소 0.97%를 거둬야 달성할 수 있다.

그러나 수출과 민간, 건설 부문의 투자가 저조한 탓에 주요 연구기관들은 1.0%대 후반의 성장률을 점치고 있다.

그간 정부지출이 버팀목이 됐지만 3분기 기여도는 0.2%포인트로 전분기 1.2%보다 1.0%포인트 떨어졌다. 상반기 조기 집행에 집중한 만큼 더는 정부지출에 큰 기대를 할 수 없다는 평가다.

성장률 2.0%가 깨진다는 건 정부에 큰 부담이다. 지금까지 2.0%를 밑돈 건 금융위기였던 2009년을 포함해 4번에 불과하다.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는 이런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12조원 투자가 현재 1.8~1.9% 수준의 성장률 전망치를 2.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일반적으로 분기 GDP는 450조~460조원 수준인데, 이를 기준으로 하면 0.1%포인트를 높이는 데 4천500억~4천600억원의 부가가치가 필요하다.

더욱이 재계에 따르면 12조원 투자는 대부분 국내용이고, 부가가치 창출이 거의 없는 토지매입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의 한 전문가는 "성장률을 추정할 때 기본적으로 기업이 얼마 정도는 분기마다 투자할 것이라는 점은 가정한다"며 "반도체 장비의 상당 부분이 수입산일 수 있는데, 그 점을 제외하더라도 최소 조(兆) 단위 효과는 예측할 수 있다"고 봤다.

여기에 지방정부의 재정 실 집행률을 높이고, 주요 공공기관의 투자가 계획대로만 된다면 2.0% 성장률을 넘어설 것이라는 진단도 내놓는다.

이에 국내외 주요 연구기관들도 삼성전자의 대규모 투자에 주목하고 성장률 전망치 조정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연구기관의 고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투자는 그야말로 가뭄의 단비"라면서 "최소 0.1~0.2포인트% 상승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정부 목표대로 2.0% 사수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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