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국내 채권시장에서 이탈 우려가 제기됐던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한국 국채 투자를 오히려 늘려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6일 GPFG가 웹사이트에 공시한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펀드는 지난 9월 말 기준 480억2천200만크로네(약 6조700억 원)어치 한국 정부 국채를 보유 중이다.

이는 지난 2분기 말 426억7천600만크로네(약 5조4천억 원)보다 10% 넘게 증가한 수준이다. 작년 말(433억6천600만 크로네)과 비교해도 40억크로네가량 많다.

채권시장에서는 노르웨이 재무부가 한국 등 주요 이머징마켓을 채권 벤치마크에서 제외하기로 한 사실이 지난 4월경 전해지면서 자금 이탈 우려가 제기됐다. (지난 4월 6일 오전 4시 8분 송고한 노르웨이 국부펀드, 이머징채권 비중축소…한국도 포함 기사 참조)

벤치마크 제외라는 악재에도 한국 국채 투자가 늘어난 배경으로는 먼저 통화정책 환경이 꼽힌다.

펀드는 보고서에서 "상반기의 금리 하락 흐름이 3분기에도 이어졌다"며 "대부분 국가에서 통화정책이 완화됐고 중앙은행들의 추가 조치에 대한 기대가 형성돼 있었다"고 명시했다.

국고채 3년 금리는 지난 6월 말 1.472%에서 9월 말 1.297%로 17.5bp 내렸다. 금리 하락 국면에서 펀드가 국고채를 추가 매입했다면 자본이익을 거둘 수 있었다.

눈길을 끄는 점은 국채 투자 확대가 신흥국 채권 투자 비중이 감소하는 가운데 이뤄졌다는 것이다.

펀드에서 신흥국 통화 표시 채권(시가 기준)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3분기 7.9%에서 7.7%로 하락했다.

펀드가 일부 여유 자금을 활용해 수익이 상대적으로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한국 국채 등에 대한 투자를 늘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노르웨이 재무부는 벤치마크 지수에 포함되지 않은 이머징마켓 채권에 전체 채권 포트폴리오의 최대 5%까지는 액티브로 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원화채는 사실상 선진국 채권으로 여겨지고, 3분기는 국내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커졌던 시기다"며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이를 노리고 투자를 늘렸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7월 18일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75%에서 1.50%로 25bp 내렸다. 지난 10월 16일에는 1.25%로 25bp 추가 인하했다.

hwr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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