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외국인의 원화 조달 환경 악화가 최근 외국인 국채선물 매도의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단기 유동성 공급으로 달러 대비 원화의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부족해지면서 본드스와프 역전폭이 확대했고, 이는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수 포지션 청산으로 이어졌다는 주장이다.

이 분석에 따르면 외국인 입장에서 원화 유동성 부족을 단기간 내 해결하기 어렵다.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도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6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스와프 베이시스, 본드스와프 등 각종 지표는 외국인의 원화 자금 조달환경 악화를 가리키고 있다.

스와프베이시스(CRS-IRS 금리)는 3년물을 기준으로 지난 9월 이후 역전폭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통화스와프(CRS)와 금리스와프(IRS) 금리가 같이 상승하는 중에도 CRS의 오름세가 더 가파르기 때문이다.



<3년물 CRS(검정)와 IRS(빨강) 금리. 아래는 스프레드>



외국인 입장에서 CRS 금리 상승은 달러를 원화로 교환하는 비용이 증가한다는 의미다. 외국인은 CRS 거래에서 원화 고정금리를 지급한다.

원화 조달비용 상승은 다시 IRS 금리의 하락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조달비용 상승으로 원화 현물 채권 투자의 캐리 수익이 감소하면 국채선물이나 IRS 등 현물이 없는 거래로 외국인의 관심이 쏠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본드스와프(IRS금리-국고채금리) 역전폭도 확대하면시 이런 현상을 반영하고 있다. IRS 금리 상승 속도가 국고채 금리보다 느려 IRS 금리 리시브 포지션의 상대적 인기가 많은 시장 상황을 나타낸다.



<3년물 IRS와 국고채 금리, 스프레드>



본드스와프 역전폭 확대는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도로 이어진다. 다양한 외국인 가운데 국채선물 매수+IRS 페이 포지션에서 손실이 발생한 외국인이 이를 청산하면서 국채선물을 매도할 수 있다.

여기에 일반적으로 현물 채권 매수+IRS 페이 포지션인 국내 기관도 손절성 청산에 나설 경우 본드스와프 역전폭 확대는 더 가팔라진다.

이재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입장에서 원화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스와프 시장에서 리시브 수요가 많아진다"며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도 확대는 본드스와프가 확대하고 손절성 매도가 출현한 결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9월 미국 레포금리가 폭등한 이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대규모 레포 운용과 단기 국채 매입으로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 이 때문에 원화 유동성의 상대적 부족 현상이 단기간 내 해소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외국인의 원화 조달 환경 악화와 국채선물 매도는 별개로 봐야한다는 반박도 나온다.

증권사의 한 스와프 딜러는 "외국인 입장에서 원화 조달 환경이 악화한 점은 CRS나 FX스와프 시장을 통해 설명할 수 있다"면서도 "반면 외국인의 선물 매도는 원화 조달보다는 내년 국채발행량 증가, 주택저당채권(MBS) 공급 등 수급 요인 때문에 포지션을 덜어내려는 심리로 보인다"고 말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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