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최정우 기자 = 고(故)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이 타계한 가운데 자본시장 활성화에 기여한 그의 업적들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권 회장은 지난해 1월 제 4대 금투협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증권거래세 인하와 사모펀드 활성화 등의 업적을 남겼다.

권 회장의 가장 큰 업적으로 꼽히는 것은 약 23년 만에 증권거래세를 인하한 것이다.

정부는 지난 5월 21일 국무회의에서 상장주식 거래에 대해 증권거래세율을 인하하는 내용의 증권거래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코스피 주식에 대한 세율은 종전 0.15%에서 0.10%로, 코스닥 주식에 대한 세율은 종전 0.30%에서 0.25%로 0.05%포인트씩 낮아졌다.

또한 코넥스는 0.30%에서 0.10%로, 한국장외주식시장(K-OTC)은 0.30%에서 0.25%로 세율이 인하됐다.

증권거래세 인하는 금융투자업계의 오랜 염원 중 하나였다.

비록 인하 폭이 업계 기대만큼 크지는 않았지만, 정부를 설득했다는 점에서 권 회장이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는다.

권 회장은 취임 이후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과 증권업계 관계자들과의 현장간담회를 자주 개최하며 자본시장 발전에 가교역할을 했다.

한 달에 한 번 증권가 대표들과 만났고, 자산운용사 관계자들과도 두 달에 한 번씩 티타임을 가지며 의견을 나눴다.

아시아펀드패스포트(Asia Region Funds Passport·ARFP) 시행근거를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소위를 통과한 데에도 권 회장의 노력이 컸다.

이 외에도 사모펀드 규제 일원화 및 투자 대상을 기존 49인에서 100인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사모펀드 체계 개편안도 정무위원회에 상정돼있다.

사모펀드 투자자 인원 확대는 지난 2006년 이후 12년 만으로 사모펀드 제도에 대한 자율성을 글로벌 수준으로 확대하겠다는 노력이 깔려있다.

비상장기업 투자전문회사(BDC) 제도를 가시화하면서 국내 스타트업과 벤처투자 선진화의 장을 마련한 것도 주요 업적이다.

아울러 조직개편과 인사를 통해 금투협의 발전적 기능을 도모했다.

정책지원본부 확대를 통해 국회와 금융당국에 정책 지원과 대외 교섭 기능을 강화했다.

증권거래세 인하에 있어서도 정책지원본부 세제지원부와 증권파생상품서비스본부의 증권지원부 등 협력이 긴요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증권파생상품서비스본부 내 '자본시장 혁신과제 TF' 조직을 강화한 점도 모험자본 활성화에 대비한 권 회장의 결단이었다.

이 외에 자산운용지원부 내 사모펀드지원팀 등을 신설해 사모펀드 발전을 도모하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권 회장이 금투협회장 취임 이후로 조찬 모임과 만찬 모임에 모두 참석하는 등 개인적인 시간을 보낼 틈도 없이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노력해온 것으로 안다"며 "특히 세제와 관련해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권 회장 취임 이후 국회와 금융당국 간의 긴밀한 공조가 이뤄진 것으로 안다"며 "금투협을 찾는 국회의원과 당국과의 간담회 횟수가 많았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자본시장활성화특위가 만들어진 것도 권 회장의 노력이 뒷받침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자본시장 관련 14개 주요 개정안이 국회에 묶여있는 상황에서 권 회장이 바라던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조치들이 무사히 통과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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