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중국의 성장률 둔화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실제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경제 하향 추세가 훨씬 위험하다고 유용딩 중국 사회과학원 선임연구원이 주장했다.

유 연구원은 지난 5일(현지시간) 프로젝트신디케이트기고를 통해 중국의 노동인구가 감소하면서 완전 고용을 위해 8% 성장률이 더는 필요하지 않고 대신 공급 측면의 구조적 개혁을 통해 성장의 질을 제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이러한 진단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구조적 개혁이 매우 핵심적이지만 둔화한 성장률이 성공을 위한 전제조건은 아니다. 반대로 그것은 개혁을 지연시킬 수 있다"면서 "더 나아가 중국 고용시장의 복잡성이 데이터 집계를 어렵게 하고 있어 실제 고용상황은 많은 이들이 믿는 것보다 견조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측면에서 중국 정부의 최고 우선순위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의 하락을 막는 것이 돼야 한다. 특히 나중에 성장률 회복을 더 어렵게 하는 일종의 눈덩이 효과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연구원은 "약 10년 동안 지속적으로 성장률이 낮아지고 이런 추세가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여 투자자들과 소비자들은 점점 소비를 꺼리고 있다"면서 "심각한 금융 취약성은 그들의 우려를 더 악화시키고 있으며 모든 조건이 같다면, 성장률 하락은 금융안정을 보여주는 모든 지표를 더 악화시킬 뿐"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중국이 부양책에 나설 정책 여지도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유 연구원은 GDP 대비 회사채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며 중국의 재정 여건도 공식 집계는 그렇게 견조하지 않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위험이 과장됐다고 지적했다.

GDP 대비 광의통화(M2) 비중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는 중국의 M2가 지난 10년 동안 명목 GDP 대비 꾸준히 더 빠르게 증가해왔지만, 중국의 근원 소비자물가는 2%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다 중국이 직면한 더 심각한 문제는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디플레이션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가장 큰 문제는 GDP 대비 160%를 돌파한 회사채로 인한 위험이라고 유 연구원은 평가했다.

다만 회사채의 대부분이 중국 국내 저축에 의해 조달되고 있는 점은 안심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그는 말했다.

최근 몇 년 사이에는 GDP 대비 회사채 비율 상승세도 둔화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어 "이러한 추세를 강화하려면 회사채 차환을 거절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기업들이 부채에서 벗어날 기회를 주는 것으로 여기에는 빠르게 성장하는 경제가 요구된다"고 유 연구원은 주장했다.

그는 "중국은 강력한 부양책을 실행할 수 있는 정책 여지가 있다. 부양책의 부작용과 한계에 대해서는 잘 인지하고 있지만, 지속적인 둔화 위험은 중국 뿐만 아니라 경기침체에 직면한 모든 글로벌 경제가 부양책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smjeo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8시 49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