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다음 달 브라질 순방길에서 미국에 들러 '1단계 무역 협상'에 합의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해 보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시 주석은 오는 10일 그리스를 방문한 뒤 13일부터 시작되는 제11차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브라질로 향할 예정이다.

SCMP는 시 주석이 브라질로 향하거나 귀국할 때 미국에 들러 1단계 무역 합의문에 서명하는 방안이 논의됐지만, 협상 진척도를 고려할 때 시간이 너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소식통은 미국이 아이오와주(州)에서 합의문에 서명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중국 측이 이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아이오와는 주요 농산물 생산지이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표밭이다. 이번 합의에서 중국이 미국 농산물을 대규모로 구매하는 내용이 포함된 만큼 자신의 텃밭에서 서명을 끌어내 표심을 다지겠다는 의도로 읽히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미국에서 합의문에 서명하는 것을 꺼리면서 아이오와를 비롯해 알래스카와 하와이 등 회담 후보지로 거론된 지역 모두 배제되는 분위기다.

소식통들은 다음 주까지 합의문 세부사항을 마무리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중국 관영 경제지인 경제일보의 소셜미디어 계정 '타오란 노트(Taoran Notes)'는 미국이 중국에 부과한 모든 관세를 철회하는 것이 1단계 합의를 위한 필요조건이라고 글을 올렸다. 이는 향후 몇 주 내로 1단계 합의가 마무리될지에 대해 또 다른 의구심을 제기하는 것이다.

타오란 노트에 올라온 글 중 하나는 "관세를 폐기하는 것이 중국의 가장 근원적인 핵심 우려"라며 "그 문제에 대한 '판단 착오'는 협상을 더 후퇴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글도 "관세를 '무기'로 삼는 것은 협상에 걸림돌이 될 뿐"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이번 협상에 정통한 또 다른 소식통은 미국이 중국의 핵심 우려에 더 대응해야 하는 순간에 중국이 너무 많이 양보한 것인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있다고 SCMP에 밝히기도 했다.

해당 소식통은 "협상은 아직 균형적이지 않다"며 "미국은 관세 문제에 대해 중국에 더 견고한 확신을 줘야 하고 최소 12월 15일로 예정된 관세율 인상을 폐기하거나 중국을 환율조작국 명단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SCMP에 말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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