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지난 10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이 공개되면서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임지원 금통위원의 정책 성향 분석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금통위의 정책 방향키를 일정 부분 임 위원이 쥐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시장참가자들은 임 위원을 중립적 매파로 분류하면서 경기 판단 인식 등 의사록에 나온 발언으로 추정해볼 때 매파적 성향이 길어질 것으로 평가했다. 금통위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대가 약화할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실었다.

7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10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소수의견을 제시한 한 명의 금통위원은 향후 경기와 물가 추이를 좀 더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기준금리 동결을 주장했다.

해당 위원은 "8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이후 입수된 경제지표를 살펴보면 향후 전망과 관련된 일부 지표에서 개선조짐이 관찰되고 있음에 그 지속 가능성을 주목한다"고 말했다.

소수의견을 낸 다른 금통위원이 금융불균형 리스크와 구조 개혁을 지적하는 등 이일형 금통위원의 과거 발언과 비슷한 톤을 유지하면서 해당 위원은 임지원 금통위원으로 추정됐다.

채권시장에서는 지난 10월 금통위 직후 임 위원의 성향을 중립으로 평가했지만, 매파와 비둘기파 중 어느 쪽에 가까운지를 따져보면 매파에 가까운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0월 17일 오전 9시 28분 송고한 ''원앙새' 임지원의 매파 본색…금통위 지형 달라질까' 기사 참조)

시장참가자들은 의사록 발언으로 봤을 때 임 위원의 매파적 변신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해당 위원은 "성장과 물가에 대한 하방 리스크는 지난 7월 금리인하 결정에서 이미 어느 정도 고려되었던 요인"이라고 밝히며 현재 기준금리 수준의 통화정책도 충분히 완화적이라고 판단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내년 1분기부터는 수출이 통관 기준 플러스로 전환할 수 있고 올해 1분기 GDP가 마이너스인 점을 고려하면 지표가 더 악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 인하 기대가 축소한 만큼 내년 4월까지는 무난하게 동결을 유지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운용역은 "내년도 경기나 물가 방향이 기저효과 탓이라고 해도 위쪽을 향할 것으로 보여 금리 인하 명분은 더 약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시적이나마 경기 반등이 나타난다면 추가 인하 필요성을 확인하는 시간은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임 위원의 발언은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도 무게감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조 연구원은 "당연히 이번 의사록에서는 임지원 위원 의견이 중요할 것 같다"며 "곧 내년에 금통위원 4명의 임기가 만료되기 때문에 임 위원 의견의 중요성이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조동철과 신인석, 고승범, 이일형 금통위원 등 네 명의 금통위원은 내년 4월 금통위 이후 임기가 종료된다.

시장참가자들은 임기 종료를 앞둔 금통위원이 기준 금리 방향성에 대해 강경하게 나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점에서 추가 금리 인하 시점을 두고 임 위원의 존재감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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