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과 무역 협상 전개 향방에 서울외환시장의 관심이 지대하다.

올해 들어 달러-원 환율이 '미·중 관계의 가늠자'라는 평가까지 받으며 양국의 갈등과 협상 향방에 민감하게 연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중국 수출 의존도와 가치 사슬 연계성이 높은 한국 경제의 특성과 비교적 자본 유출입이 용이한 국내 금융 환경 상 원화는 위안화의 '프록시(proxy)' 통화로 작용하고 있다.

7일 서울환시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까지 3일 연속 1,150원대에서 종가를 형성했다.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협상 기대감과 위안화가 한때 역외 시장에서 달러당 7위안 이하로 떨어지며 '포치' 선을 하향 이탈한 영향을 반영했다.

최근 서울환시에서의 위안화 민감도가 지난 8월 달러-원 환율이 위안화 환율에 연동해 1,200원을 돌파했을 때보다는 약해졌지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에 관련한 뉴스에 따라 방향성을 정하는 모습이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달러-원 환율이 위안화 움직임과 미·중 무역 협상 기대를 대체로 선반영한 가운데 다음으로 환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벤트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달러-원 환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벤트로는 미·중 환율 합의 가능성과 기존에 부과된 관세의 철회 가능성 등이 꼽힌다.

중국 인민은행이 고시하는 달러-위안 기준환율과 환율 합의에 따른 중국의 환율조작국 철회 가능성 등도 거론된다.

인민은행이 기준환율 등을 통해 위안화를 절상시키며 무역 협상을 앞두고 미국 측에 성의를 표시한다면 위안화가 달러당 7위안 아래 레벨로 하향 안정화되면서 의미 있는 수준으로 내릴 수 있다.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 부근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나타내면서 방향성을 제시해주지 못하는 만큼 인민은행의 의중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인민은행은 이날까지 2거래일 연속 위안화를 절상시켰다. 전일에는 위안화를 달러 대비 0.43% 절상한 7.0080위안에 고시했다.

중국과 미국이 '1단계 무역 협정'에 환율 의제를 포함하거나 환율 협상에서 진전을 보일 가능성도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미국 재무부의 반기 환율보고서가 아직 발표되지 않은 만큼 협상 결과가 중국의 환율조작국 철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국이 1단계 합의의 결과로 기존에 부과했던 대중국 관세의 일부를 철회 결정하는 것도 시장의 예상보다 우호적인 이벤트로 해석될 수 있다.

한 외환시장 참가자는 "지난 며칠간 달러-원 환율은 미국이 기존에 부과한 대중국 관세를 철회할 수 있다는 뉴스에 반응했다"며 "기존 관세를 철회하거나 12월 15일에 부과될 예정인 15%의 관세를 면제할 경우 시장은 이를 서프라이즈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외국계 은행의 외환딜러도 "위안화가 포치를 하향 이탈한 상황에서 환율에 대한 인민은행의 시그널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며 "위안화 기준환율을 통한 인민은행의 의중과 향후 달러-위안 환율이 7위안 아래에서 유지될 수 있을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서울환시는 현재까지 나온 미·중 협상 뉴스를 대체로 반영했지만, 새롭게 시장을 움직일 수 있는 이야기에 주목하며 관망 분위기를 나타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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