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90년대에 먹힐 만한 '연금사회주의' 얘기는 그만할 때가 됐다. 이제 국민연금이 책임투자를 하고, 그 성과를 평가해야 한다."

박유경 네덜란드 공적연금운용공사(APG) 이사는 7일 전북 전주시 본부 사옥에서 열린 '2019 국민연금 국제 콘퍼런스'에서 이같이 밝혔다.

박유경 이사는 "최근 유럽시장 등 선진국에서 책임투자와 환경·사회 지배구조(ESG) 논의가 발전됐다는 것을 느낀다"며 "반면 한국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그는 "책임투자에서 국민연금은 역량이 있고 준비도 돼 있다"며 "앞으로 달리기만 하면 된다"고 했다.

박 이사는 "그러나 국내에서는 연금사회주의, 경영권 위협 등의 얘기가 나온다"며 "책임투자를 해야 하냐, 말아야 하냐를 논의하는 것은 의무교육인 중학교 교육을 해야 하냐, 말아야 하냐를 고민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그는 "책임투자의 기본은 내가 열심히 일해서 번 돈을 연금으로 내는데 이 돈이 어디에 투자되는지 추적하는 것"이라며 "연금을 받는 분은 내가 받는 돈이 어디에서 나왔는지 등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유경 이사는 "APG는 ESG 관련 책임투자 철학과 전략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APG 투자전략은 기금운용 수익성을 최대화하면서 장기 책임투자자 역할을 선도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를 위해 기업의 거버넌스 개선, 주주권 행사정책, 기후변화 정책, 지속가능 개발을 위한 투자정책 등 다양한 정책을 검토해 자산군별 투자방안을 설계한다"고 말했다.

박유경 이사는 APG의 책임투자를 설명하면서 삼성전자를 거론했다.

박 이사는 "삼성전자는 좋은 회사"라며 "책임투자 관점에서 맞지 않는다고 해서 삼성전자 주식을 바로 매도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 때문에 거버넌스 문제로 삼성전자를 대상으로 주주활동을 했다"며 "이에 삼성전자가 어느 정도 응했다"고 설명했다.

박유경 이사는 "국민연금도 이런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민연금과 기업이 선순환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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