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올해 미국 증시의 랠리를 주도한 가장 강력한 힘은 펀드도 개인도 아닌 자사주 매입이었지만 최근 이 같은 흐름이 빠르게 약해지고 있다고 골드만삭스가 분석했다.

6일(현지시각) 미국 마켓워치에 따르면 올해 미국 기업들의 미국 주식 순수요는 4천800억달러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가계(1천450억달러)나 뮤추얼펀드(1천500억달러), 연기금(2천억달러), 해외 투자자(1천750억달러)보다 훨씬 큰 규모다. 주식 순수요는 주식 매입 수요에서 매도 수요를 차감한 수치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의 흐름을 기준으로 보면 올해 자사주 매입 수요는 빠르게 줄어드는 것을 알 수 있다고 골드만은 진단했다.

지난해 S&P500의 자사주 매입 순수요는 약 6천억달러였다. 2017년엔 2천880억달러를 기록하긴 했지만 2016년엔 6천777억달러까지 늘어나기도 했다.

중소형주 위주로 구성된 러셀3000 지수에서도 올해 자사주 매입 강도는 약해졌다.

올해 미국 주식 순수요는 7천950억달러로 지난해의 약 9천억달러보다 12%나 감소했다고 캐털리스트캐피털어드바이저스가 밝혔다.

캐털리스트의 마이클 스쿠노버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는 자사주 매입 발표를 이끄는 주요 흐름이었다"며 기업 경영진이 갈수록 무역정책 불확실성과 경기둔화 지표를 마주하게 되면서 더욱 조심스러워졌다고 진단했다.

스쿠노버는 "언제든 무역협상이 어그러지면 기업들은 자사주 매입 계획에 제동을 거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골드만은 내년에 자사주 매입 규모가 올해보다 5%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S&P500 기업들은 내년에 잉여현금흐름의 100% 이상을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형태로 지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켓워치는 "자사주 매입으로 기업 이익이 줄어드는 와중에도 주당순이익(EPS)이 늘어났다는 데 이견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지난 3분기 S&P500 기업의 EPS는 전년 동기 대비 0.7% 줄어드는 흐름이다. 반면 전체 순이익은 같은 기간 2.9% 감소했다. 4분기에는 순이익이 1.5% 줄어들겠지만, EPS는 0.8% 증가하리라 예상된다.

한편 미국 기업들이 실제 자사주를 매입하는 속도 또한 기존에 공표한 자사주 매입 속도보다 더 느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사이더스코어는 S&P500 자사주 매입 규모가 지난 2분기 1천561억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9.5% 급감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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