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롯데쇼핑이 올해 3분기 실적발표에서 유니클로를 슬쩍 제외했다.

유니클로가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불매운동의 대상이 된 3개월 동안 입은 실적 타격이 원인으로 보인다.

8일 롯데쇼핑 등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전일 3분기 실적을 공개하며 기업설명(IR) 자료에서 지분 합작사인 FRL코리아와 ZARA리테일코리아의 실적을 제외했다.

FRL코리아는 국내에서 유니클로 브랜드를 운영하는 합작법인으로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이 51%, 롯데쇼핑이 49%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롯데쇼핑은 매 분기 IR자료에 유니클로를 포함한 주요 법인 지분법 평가손익 부분을 공개해왔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지분법 평가손익에 반영되는 관계사들이 (불매운동 등) 최근 이슈가 많아 이번 실적자료에는 넣지 않았다"고 말했다.

롯데쇼핑이 유니클로의 3분기 실적을 공개하지 않으면서 지난 7월 일본의 수출규제 발표 이후 구체적인 매출 감소 폭은 알 수 없게 됐다.

일본 패스트리테일링 역시 지난달 올해 회계연도 후기(2018년 9월~2019년 9월) 실적을 발표하면서 유니클로 한국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언급했지만, 구체적인 감소 폭은 공개하지 않았다.

업계 안팎에서는 유니클로의 3분기 매출이 70%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삼성·신한·KB국민·현대 등 국내 8개 카드사로부터 제출받은 신용카드 매출액 현황에 따르면 유니클로의 지난달 매출액은 9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75억원보다 67% 감소했다.

일각에서는 불매운동이 지속될 경우 유니클로가 적자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롯데는 유니클로처럼 일본에 본사를 둔 기업과 합작하거나 지분을 나눠 경영하는 경우가 많아 불매운동의 영향을 받았다.

무인양품은 롯데상사가 40% 지분을 갖고 있으며, 롯데아사히주류도 롯데칠성음료가 50%를 소유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해당 브랜드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는 배경이다.

특히 유니클로는 한국의 불매운동이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는 한 임원의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데 이어 최근에는 새로운 광고에서 위안부 모독 의혹이 제기돼 불매운동의 중심에 섰다.

이번 불매운동이 예상보다 장기화하면서 롯데쇼핑의 3분기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쇼핑은 올 3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8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 급감했다. 영업이익이 50% 이상 감소한 것은 중국 사드 보복이 본격화한 2017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매출액은 4조4047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5.8% 줄었고, 당기순익은 233억원 순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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