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올해 자산운용사의 주가연계증권(ELS)을 비롯한 상품 출시 철회 신고가 지난해보다 늘었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운용사들의 ELS 파생형을 비롯한 상품 철회 건수는 약 115건이었으나 올해는 1월1일~11월7일 기준만으로도 128건으로 늘었다.

올해 하반기 증시 분위기가 조금씩 호전됐음에도 업황 악화와 판매사 사정에 따른 상품 출시 철회 신고가 줄을 이었다.

특히 10월에 공시된 건수는 지난해와 올해가 각각 10건, 9건으로 비슷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코스피가 한달간 13.37% 급락하면서 시장 우려가 컸다.

하지만 올해 코스피가 0.99% 오른데다 8월을 저점으로 상승 추세로 접어든 점을 고려하면 시장 상황 악화에 따른 상품 출시는 의아한 대목이다. 10월에 공시한 상품 중에는 9월에 철회를 신고한 것도 포함돼 있다.

10월에 가장 상품출시 철회가 많았던 곳은 KB자산운용이다.

KB자산운용은 'KB 차이나H 인덱스 목표전환 증권 투자신탁 제3호(주식-파생형)', 'KB 앤더슨 올에셋 솔루션 증권 자투자신탁(혼합-재간접형)(H)',KB 앤더슨 올에셋 솔루션 증권 자투자신탁(혼합-재간접형)(UH)'를 철회했다.

지난 4일에도 'KB 스타 3 Index 지수연계 증권 투자신탁 SEN-5호(ELS-파생형)' 상품 출시를 철회했다.

사유는 모두 '상품출시 취소'였다.

흥국자산운용과 이지스밸류플러스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는 '일정 변경', HDC자산운용은 '시황 악화와 판매사 사정'을, 유진자산운용은 '판매회사의 사정', '시황 악화에 따른 판매계획 취소'를 상품 출시 철회 사유로 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국내 증시가 호조를 보이고 있음에도 자산운용사들의 출시 철회, 취소가 잇따르는 데는 은행권 파생결합펀드(DLF)와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영향이 크다고 봤다.

업황이 나쁘지 않지만 은행권에서 독일 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과 불완전판매 논란이 일면서 ELS 상품 출시도 타격을 받은 셈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업황 악화와 판매사 사정은 상품 출시를 철회할 때 일반적으로 내거는 사유이기는 하나 올해의 경우 은행 등 판매사의 비이자수익과 관련한 논란이 일면서 자금이 덜 모이는 상황"이라며 "DLF 사태에 이어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사태까지 터지면서 판매사인 은행들이 예전같으면 연말에 적극적으로 영업을 할텐데 올해는 하지 않는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ELF 상품은 롤오버 자금은 물론 신규자금까지 적을 경우 출시를 철회할 수 밖에 없고, 특히 사모와 달리 공모의 경우 규모가 작으면 종이값도 안나온다"며 "이번 사태로 DLF는 물론 ELF도 위축되고 있어 파생상품 시장이 후퇴할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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