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강수지 기자 = 서울 외환시장의 참가자들은 8일 미국과 중국이 기존에 부관한 관세를 철폐할 것이란 기대에 시장은 사실상 1단계 무역 협상 타결을 반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들은 달러-원 환율이 이를 선반영하며 이미 양국이 관세를 부과하기 이전 수준까지 내려온 상황인 만큼 추가 매도가 나올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과 무역 협상 진전에 따라 점진적으로 상대국에 부과 중인 고율 관세를 취소하기로 원칙적인 합의를 했다고 밝혔다.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 2주간 중미 쌍방 협상 대표들은 각자의 관심사를 적절히 해결하기 위해 진지하고 건설적인 토론을 했다"며 "양측은 협상 진전에 따라 단계적으로 고율 관세를 취소하기로 동의했다"고 말했다.

미국 언론도 미 행정부 관리가 "양국이 관세 철회에 동의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는 양국이 기존 관세의 철회를 합의한 만큼 1단계 무역협정이 사실상 타결된 것이란 기대가 부상했다.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미 국채금리도 큰 폭 상승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시장 참가자들은 달러-원이 미중 협상 타결 기대를 반영하며 하락하겠지만, 그동안 달러-원 하락세가 여타 위험통화에 비해 가팔랐던 만큼 하락세는 제한될 것으로 내다봤다.

A 은행의 외환 딜러는 "뉴스 외 아직 명확한 것은 없는 가운데 중국이 협상을 긍정적인 쪽으로 이끌어가는 모습"이라며 "기존에 시장에서 기대하는 것보다 더 진전된 합의에 대한 기대는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다 보니 시장이 큰 폭으로 반응할 것 같긴 하지만, 워낙 예측이 어려운 부분이다"며 "일단 1단계 합의는 성사될 것으로 보이는데 1단계 합의에서 기존 관세를 철회하고 향후 단계적 철회 입장이 나오면 시장은 더 위험 선호로 반응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이들은 달러-원이 추가로 하락하기 위해서는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주체들의 매도가 나오거나 국내 경기 펀더멘털 개선 신호가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B 은행의 외환 딜러는 "합의 소식에 전반적인 리스크 온 분위기를 나타냈다"며 "1단계 협상은 거의 반영한 상황인데, 달러-원은 이미 관세 부과 이전 수준까지 내려온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는 "1,150원이 중요한 레벨인 만큼 계속 매도가 나올지 확실치 않다"며 "지난 7월에도 1,150원이 바닥 역할을 했는데, 그 밑으로 내려가려면 국내 경제지표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고 전했다.

C 은행의 외환 딜러는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1.9%를 넘은 상황인데, 이 정도면 협상 타결을 거의 반영한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달러-원은 이를 선반영한 부분이 있어 하락 속도가 위안화나 다른 주요 통화 및 상품에 비해 크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증시에서의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이나 수급 상황을 보더라도 달러 보유가 많다"며 "달러-원이 더 내려가려면 이들의 달러 매도의 영향을 받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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