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의 하락 재료가 쌓이고 있다.

기다리던 미중 무역 합의 관련 소식도 타결 쪽으로 기울었으나 긍정적인 소식은 대부분 선반영돼 새로운 악재가 없는 한 하향 안정 흐름이 길어질 전망이다.

8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7205)에 따르면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S&P500 VIX 지수는 전일 12.73을 나타냈고 지난 6일 12.62까지 낮아져 지난 7월 26일 12·16 이후 근 4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VIX지수는 공포 지수로 증시와 반대로 움직이며 VIX 지수 레벨이 높을수록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중 간 관세 충돌에 11년 만에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이 '포치(7위안)'를 상향 돌파한 지난 8월 5일 24.81까지 올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합의를 깼다(broke the deal)"고 비난하면서 달러-원이 연고점을 경신했던 지난 5월 초에도 20선까지 오른 바 있다.

전일 미중 무역 회담 연기 소식에 따른 일부 숏커버에도 S&P500 선물, 나스닥 선물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등 증시까지 보합권에서 안정된 모습을 보이자 달러-원 환율은 1,160원대 초반에서 좀처럼 상단을 높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전일 장 마감 후 전해진 미중 간 무역 합의와 고율 관세 취소 소식에 환율 합의에 대한 확신도 더욱 커져 달러-원은 1,150원대 초반을 향해 하락하고 있다.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주례 브리핑에서 "지난 2주간 중미 쌍방 협상 대표들은 각자의 관심사를 적절히 해결하기 위해 진지하고 건설적인 토론을 했다"며 "양측은 협상 진전에 따라 단계적으로 고율 관세를 취소하기로 동의했다"고 밝혔다.

미국 행정부 관리도 "미국과 중국이 관세 철회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달러-원 환율이 1,150원대 초반까지 내려설 수 있다면서도 공격적인 숏플레이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 7월 1일 1,148.90원까지 내려선 후 4개월간 1,150원에서 하단이 지지되고 있다.

A시중은행의 콥딜러는 "무역 합의 소식이 나오기 전에도 시장은 관망하면서 뉴스 재료를 소화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한데 워낙 리스크온이 강하다"며 "달러-원이 반등하려면 금융 위기를 '트리거'할 만한 새로운 뉴스가 있어야 하겠으나 거래도 너무 없는 데다 합의 소식까지 전해져 시장 분위기가 너무 좋다"고 말했다.

B외국계은행 외환딜러도 "지난 주 미국 비농업 고용 지표 호조 이후 시장 분위기는 리스크온으로 확정됐고 이 후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며 "현재 수준에선 레벨 부담인지 이익실현인지 추가로 크게 밀리긴 어렵겠으나 아직 위험자산 선호 거래가 남아 있고 급격히 리스크오프로 가려면 미중 간 합의가 깨진다는 등 큰 뉴스가 아니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연말이 다가오면서 대부분 시중은행이 올해 목표 수익(버짓)을 채우면서 '북클로징' 분위기가 나고 있어 거래가 활발하지도 않은 상황이다.

오히려 달러-원 방향을 바꿀 악재를 기다리는 시장 참가자들도 있다.

C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위안화가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다르겠으나 버짓도 어느 정도 채웠고 올해 필요한 거래는 다 한 상황이라 북클로징 분위기"라며 "재료들이 한 방향이라 오히려 숏커버 재료를 기다리면서 현재는 거의 거래를 쉬고 있다"고 말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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