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오는 13일 10년 만기 후순위채(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를 발행할 예정이다. 총 3천억원 규모로 이를 통해 바젤 III, BIS 비율 등을 높일 계획이다. 이 후순위채는 하나은행의 총자본비율을 올해 상반기 말 대비 0.18%포인트 높이는 효과가 있다.
하나은행의 후순위채를 비롯한 자본확충은 올해 두 번째다. 지난 4월에 3천억원 규모의 10년 만기 후순위채를 내놨다. 올해 들어서만 채권 발행으로 6천억원의 자본을 추가로 쌓았다.
하나은행이 장기 후순위채를 한 해에 두 번 발행한 적은 지난 2015년 이후 처음이다. 이전 3년간은 한 해 한 번만 내놨다. 사실상 외환은행 합병 이후 가장 활발하게 자본을 추가한 셈이다. 자본확충 규모도 대폭 늘렸다.
증권사 관계자는 "하나금융에 이어 하나은행이 장기채 발행 횟수를 늘리면서 장기투자기관들에 더 각인이 많이 됐을 것이다"며 "저금리가 만연할 때 은행들이 장기채 발행이 늘어 유동자금을 흡수하는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금리 측면에서는 다소 아쉽게 마무리됐다. 최근의 시장금리 상승세가 최저 발행금리 신기록의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의 이번 421113-1회차 후순위채 발행은 3천억원 발행에 3천700억원의 수요가 참여했다. 단순경쟁률이 1.23대 1이다. 연기금과 보험 등의 물량이 이전 발행 대비 다소 약했다.
수요에 참여한 금리는 최저가 10년 만기 국고채 대비 플러스(+) 45bp(1bp=0.01%포인트)부터 시작했다. 지난 4월 발행에서는 +19bp부터 수요가 들어왔다. 이 결과 지난 4월에는 49bp에 최종 가산금리가 결정됐다.
가산금리가 벌어지면서 이번 발행에서 최종 가산금리도 63bp로 결정됐다. 가산금리가 높아져도 이전보다 시장금리가 낮으면 최저 발행금리를 노릴 수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4월에 10년 만기 후순위채를 2.40%에 발행했다.
최근 시장금리가 빠르게 높아졌다. 민간신용평가사 4사의 평균 10년 국채금리는 전일 1.832%를 기록했다. 이날 금리가 글로벌 금리 상승세를 따라 5bp 이상의 금리가 오를 처지다. 하나은행의 421113-1회차 후순위채 발행금리는 오는 11일 장을 마감한 이후 최종적으로 결정된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기업은행 등 다른 은행들의 후순위채 가산금리가 40bp 내외에서 결정된 점과 비교하면 금리 상승세로 장기투자기관의 관망세가 심해지면서 하나은행이 다소 손해를 봤다"며 "국내 기준금리 인하 이후 시장이 급변동해 날마다 상황을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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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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