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안심전환대출이 최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상승에 일부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채권시장에서 제기됐다.

8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전일 CD 91물 금리는 하루 전보다 2bp 오른 1.52%에 고시됐다. 지난 4거래일간 8bp 올랐다.

대부분 시장참가자는 CD 금리가 급등한 배경으로 발행 급증과 높게 형성된 유통금리를 지목했다.

일부에서는 CD 발행이 급증한 원인 중 하나로 안심전환대출을 꼽았다. 안심전환대출에 자금 소요가 커짐에 따라 CD발행이 늘어난 측면이 있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안심전환대출은 변동금리를 고정금리로 바꾸는 것으로, 대출해준 금융기관이 동일할 경우 따로 자금 소요가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대출해주는 주체가 바뀔 경우에는 얘기가 달라진다.

일례로 종전 저축은행에서 대출받았던 개인이 시중은행에서 안심전환대출을 받을 경우 시중은행의 대출은 증가하게 된다. 예대율이 상승하는 요인이다.

'신예대율' 규제에 맞추기 위해 예금을 신규로 확보하거나 대출을 줄여야 하는 은행 입장에서는 추가로 CD를 발행해야 한다. CD 발행분의 1%는 예금으로 인정된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딜러는 "일시적인 자금 미스매치는 통상 CD 발행을 통해 대응한다"며 "정부가 발행하는 재정증권과 개인의 마이너스 통장과 비슷한 성격이라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MBS 매입으로 신예대율 하락 효과를 기대했던 금융기관들이 CD발행을 급하게 늘린 점도 금리 급등의 요인으로 지목된다.

은행이 MBS를 매입하면 예대율이 하락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기존 가계대출 자산을 공사에 양도하고, MBS를 받아 가는 방식이라 대출이 자연스레 줄어든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신예대율을 맞춰야 하는 상황인데, MBS 받기 전까지는 시기상 공백이 있다"며 "이에 대응해 은행이 CD를 급하게 발행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직접적이지 않지만, MBS 발행 급증이 다양한 경로로 영향을 주고 있다"며 "당국이 시장 상황을 더욱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MBS 발행 규모와 시기가 사전에 공지가 된 만큼 CD 발행 급증을 MBS 발행 여파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에 힘이 실렸다.

한 시중은행의 관계자는 "은행의 자금 스케줄이 꼬여 CD 발행이 급증했을 수는 있다"며 "다만 시장에 20조 원 물량 공급과 일정이 먼저 알려진 만큼 안심전환대출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연초마다 규제가 강화되다 보니 연말에 발행이 늘고, 이 물량의 만기가 또 돌아오는 경향이 있다"며 "은행마다 사정은 달라 분석이 어렵지만 CD 영향이라 지목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hwr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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