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담배회사인 KT&G가 부동산 투자회사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담배 시장이 정체되자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사업 다각화에 나선 것으로, 올해 역대 최대 부동산 수익이 예상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KT&G의 올 3분기까지 부동산 부문에서 2천575억원의 매출과 1천16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올 상반기에 지난해 영업이익(750억원)을 넘어선 뒤 3분기에 383억원의 수익을 추가로 올렸다.

시장에서는 KT&G가 올해 1천500억원이 넘는 수익을 부동산에서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T&G는 주로 과거 담배공장 부지들을 개발해 분양이나 임대수익을 올리는데, 올해 수원 등에서 추진하고 있는 이런 사업들이 본격화되면서 실적이 급증했다.

KT&G는 올해 수원 화서동에 있는 수원공장 부지에 화서역 파크 푸르지오 아파트를 지었다.

지난 5월 분양한 이 단지는 청약 당시 최고 27.75대 1, 평균 11.66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광교를 제외하고 수원에서 처음으로 평균 3.3㎡당 매매가격이 2천만원을 넘어서는 등 인기를 끌면서 수익도 예상보다 늘었다.

수원 아파트 분양 사업은 1조7천억원 규모로 오는 2022년까지 KT&G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다. 이 중 약 3천500억원의 매출이 올해 발생할 것으로 시장은 추산하고 있다.

수원 이외에도 KT&G는 세종시 어진동 부지를 개발해 복합쇼핑몰을 조성했다.

쇼핑몰 소유주는 KT&G이고 AK플라자가 단순 위탁경영자로 참여해 지난 4월 AK&세종 백화점 문을 열었다. KT&G는 입점 업체들로부터 임대료를 받는다.

KT&G는 옛 연초제조장이 있던 수원 대유평지구에 신세계와 협력해 스타필드 수원점을 짓고 있다. 2022년 완공 예정인 스타필드수원은 신세계프라퍼티와 KT&G가 50%씩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토지 매매대금은 1천600억원가량을 알려졌다. 현재 매각금액의 10%만 수령한 상태로, 향후 유입될 잔금도 수익으로 잡힌다.

지난해에는 대구공장 부지에 대구역센트럴자이 아파트 1천5세대, 오피스텔 240세대, 상가 80세대를 지어 분양했고 현재 부동산 펀드에도 수백억 원을 투자하고 있다.

KT&G가 부동산 투자를 확대하는 배경은 담배 시장 정체다.

인구 감소, 금연 확산, 정부 규제, 전자담배 시장 경쟁 심화 등으로 일반 궐련형 담배 판매량은 매년 감소하고 있다.

올 1~9월 국내 궐련형 담배 판매량은 480억개비로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했다. 같은 기간 KT&G의 시장점유율은 64%로 전년 동기보다 1.4%포인트 증가했으나 궐련형 담배 판매는 304억개비로 0.8%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KT&G는 내년에도 5천억원 수준의 분양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는 등 부동산 수익만 고려해도 안정적인 실적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며 "자금 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유휴 부지 등을 활용한 부동산 사업을 꾸준히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hjlee@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8시 52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