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S 금리 우상향…시장금리 상승에 스프레드 확대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정부가 추진한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이하 안심대출)'이 국내외 시장금리 급등으로 역풍을 맞게 됐다. 대출 공급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고자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발행하는 주택저당증권(MBS) 금리가 대출금리보다 높아지며 조달금리와 대출금리 역전에 따른 역마진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주택을 보유한 서민의 금리 부담을 낮추겠다는 취지로 연 1%대 대환대출을 약속했지만, 상품이 출시된 지 석 달 만에 채권시장이 요동치면서 정부 주도의 가계부채 질적 구조 개선안이 금리 함정에 빠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채권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시장금리 급등으로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주택금융공사의 조달 비용이 큰 폭으로 치솟고 있다.

지난 8월 중순 연 1.127%까지 떨어졌던 국고채 5년물 금리는 지난 8일 기준 연 1.644%까지 상승했다. 3개월이 안 되는 사이에 무려 52bp나 오른 셈이다. 같은 기간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연 1.172%에서 연 1.803%로 63bp나 올랐다.
 

 

 

 


최근 몇개월 동안 전개되는 시장금리 급등은 글로벌 금리 상승과 맞물려 있다.

우선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이 마무리되면서 과도하게 낮아진 절대금리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 여기에 미·중 무역 분쟁이 완화하며 리스크 선호현상까지 살아났다. 실제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달 초 연 1.40% 근처까지 떨어졌다가 연 1.94%로 반등, 2개월 만에 50bp 이상 치솟았다.

문제는 안심대출 자금으로 활용될 주택금융공사의 MBS 발행금리도 함께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국고채 금리에 스프레드를 더해 결정되는 MBS 발행금리도 최근 3개월 새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주택금융공사가 발행하는 MBS 중 상대적으로 비중이 큰 5년물 금리만 살펴봐도 지난 8월 1.372% 수준이던 금리는 최근 1.956%까지 뛰었다. 단순계산만으로도 안심전환대출 신청자에게 약속한 최저 대출금리 1.85%보다 높다.

오는 12월부터 내년 초까지 20조원에 달하는 MBS 발행물량이 대기한 게 기정사실로 되면서 MBS의 스프레드가 확대된 영향이다. 주택금융공사의 입장에서는 국고채 금리 상승분에 더해 MBS 스프레드 확대라는 이중부담을 질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MBS 스프레드는 20bp 수준에서 40bp를 넘어섰다가 최근 30bp대 중반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주택금융공사가 안심대출 금리를 프라이싱 할 때 조달금리는 연 1.65% 정도였다. 당시만 해도 국고채 5년물 금리가 연 1.40% 수준이었고, MBS 스프레드는 25bp 정도였다.

당시 금융당국은 이를 기초로 한 대출금리를 낮게는 1.85%까지 가능할 것으로 봤고, 결국 1.85%를 10년 상환 기준 최저 대출금리로 결정했다.

하지만 MBS 발행금리는 최근 5년물 기준으로 2% 전후까지 치솟았다. 대출금리가 결정될 당시보다 35bp 이상 올랐을 뿐 아니라 대출금리보다 높아졌다.

채권시장의 한 관계자는 "대출금리가 프라이싱된 이후 시장금리가 급등했다"면서 "반면 조달금리가 확정되지 않았다. 더욱이 안심전환대출에 대규모 신청이 몰리면서 심사가 늦어지면서 시장금리 상승의 리스크를 질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단기간 금리가 오르면서 역마진이 나는 것은 사실"이라며 "일부 상품을 통해 금리상승을 헤지를 하고 있으나, 신청이 몰려 대출 심사가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가 급격히 상승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대출금리와 MBS 발행금리만으로 손익이 결정되는 구조는 아니다. 지급보증 수수료 등 수익이 생기는 부분도 있다"며 "어떤 형태로든 대출을 유동화할 때까지 금리상승 리스크를 관리해 손실을 최소화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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