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덫 걸린 안심대출] 주금공 역마진 위험
[금리덫 걸린 안심대출] 주금공 역마진 위험
  • 정지서 기자
  • 승인 2019.11.11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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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손실 아닌 일부 수익포기…역마진은 MBS 발행 후 평가"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20조원 규모의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이하 안심대출)에 사용될 주택저당증권(MBS) 발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주택금융공사를 향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권은 금리상승 리스크를 고스란히 떠안을 주택금융공사의 역마진이 불가피하다고 보지만, 금융당국은 일부 수익을 포기하는 것일 뿐 손실을 보는 구조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 헤지 없이 금리리스크 떠안은 '안심MBS'

1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주택금융공사는 내달 첫 안심 MBS 발행에 나선다. 금융권이 추산하는 물량은 약 6조원 안팎이다. 주택금융공사는 내년 1분기까지 5~6차례에 걸쳐 총 20조원을 발행할 계획이다.

금융권이 주택금융공사의 역마진을 내다보는 배경은 사실상 대출금리가 확정된 이후 시장금리가 급등한 탓이다. 더욱이 보금자리론과 달리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의 경우에는 대규모 MBS 발행물량 탓에 헤지 포지션 구축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주택금융공사는 MBS를 발행할 때 국채선물 매도나 IRS 페이(매도)를 통해 헤지를 한다. 금리가 상승할 경우 손실을 상쇄하기 위해서다.

올해 주택금융공사의 월평균 MBS 발행량은 1조7천400억원. 매달 1~2차례에 걸쳐 발행했음을 고려하면 회당 평균 발행 규모는 1조원 안팎이었다. 하지만 20조원에 달하는 이번 안심 MBS의 전체 발행 규모와 발행 차수를 고려하면 회당 발행 규모는 3조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1조원 정도의 발행은 헤지를 계획할 수 있지만 이번 안심대출은 단기에 나눠 발행하는 물량이 많다"면서 "시장금리가 급등할 때는 헤지가 더욱 어렵다. 시장에서도 안심대출용 헤지 포지션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MBS 발행에 헤지가 필요한 이유는 시차 때문이다. 주택금융공사는 은행으로부터 주택담보대출을 사 오고 가격을 지급한 뒤 이 채권들을 일정 규모 이상 모아 유동화함으로써 자금을 조달한다.

예를 들어 지난 10월 안심대출을 신청한 A씨에 대한 심사가 끝나고 대환대출이 실행됐다고 하더라도 A씨의 대출채권이 MBS로 발행되는 것은 일러야 12월에나 가능하다. 결과적으로 안심대출의 금리는 확정됐지만, 조달금리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가 2~3개월가량 지속하는 셈이다.

금융권에서는 주택금융공사가 이 시차를 줄이는 것이 급선무라고 진단한다. 하지만 은행도 대환심사에 참여했던 지난 2015년의 안심대출과 달리 이번에는 주택금융공사가 모든 심사를 직접 하면서 업무가 더 많아졌다.

금융당국은 주택금융공사의 심사 부담을 완화하고자 특별심사반을 꾸리고 지난달 말 심사인력도 추가로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통상 3~4개월 걸리는 작업을 2~3개월로 단축한 것도 주택금융공사의 금리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조치"라며 "연내 심사가 마감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 금리 오른다는데…2% 훌쩍 내다보는 '안심MBS'

문제는 내년 1분기까지 시장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지난 10월 한국은행이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낮췄지만, 동결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복수로 제기되며 내년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줄었다. 특히 외국인의 대규모 국채선물 매도가 최근의 금리 상승을 이끌었다. 국내 금리가 오르는 쪽에 베팅하는 외국인이 늘어난 셈이다.

여기에 미·중 무역 협상에 대한 낙관론과 함께 미국의 경제 지표들도 양호한 추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도 시장금리 상승에 힘을 싣고 있다.

이미 5년물 MBS 발행금리가 2%에 육박했음을 고려하면 앞으로 발행될 안심MBS도 2%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안심대출은 어디까지나 시장의 자금으로 공급된다. 정부가 별도의 재정을 쓰는 구조는 아니다. 금융당국이 신(新) 안심대출을 출시한 것도 주택금융공사가 목표한 정책모기지 공급량이 미달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37조원 넘게 공급된 정책모기지는 올해 상반기 10조원도 채 공급되지 않았다. 그만큼 주택금융공사에 여력이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금리변동 노출 시간이 길어지며 발생한 리스크는 고스란히 주택금융공사의 자기자본에 흡수된다. 국회가 제기한 추가출자 가능성은 다소 이른 감이 있지만, 안심대출의 위험을 주택금융공사가 오롯이 지는 것은 맞다.

또 다른 채권시장 관계자는 "금리 상승기 MBS 스프레드가 40bp 가까이 확대되고 MBS 발행에 드는 비용을 고려하면 안심MBS는 현재와 같은 금리 추세에서 2%를 훌쩍 넘어갈 것"이라며 "정책당국의 본헤드 플레이로 주택금융공사가 불가피하게 손실까지 무릅써야 하는 형국"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아직 발행조차 되지 않은 안심MBS의 금리를 일반 MBS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또 안심대출의 최저금리가 1.85%로 설정됐으나 상환 조건 등을 고려해 평균 2.1% 안팎에서 대출금리가 확정될 것인 만큼 주택금융공사의 버퍼도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역마진이 나려면 안심MBS 발행금리가 2% 중반이 되어야 하는데 금리가 상승하더라도 AAA등급의 채권이 이 수준을 기록하긴 쉽지 않다"며 "내달 안심 MBS가 실제로 발행될 때까지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jsje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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