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홍콩의 경제 건전성이 급격하게 악하면 달러페그제가 중단될 수 있다고 중국의 저명한 경제학자 유용딩이 진단했다.

9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유용딩은 이 매체와 최근 가진 인터뷰에서 "홍콩의 국제수지와 금융 통계를 보면 페그제가 즉각 중단될 위험은 없다고 본다. 그러나 그 가능성을 계속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용딩은 싱크탱크인 중국 사회과학원 선임 연구원과 인민은행 통화정책 자문위원을 지낸 바 있다.

유용딩은 "그러나 홍콩의 경상수지가 적자가 되고 정부가 외환보유액을 통해 개입을 하면 외환보유액 부족으로 인한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홍콩 경제는 서비스업과 관광산업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면서 "관광객이 계속해서 감소하고 일부 금융기관이 홍콩을 떠나면 실물 경제와 국제수지에 불가피하게 영향을 미칠 것이며 이는 결국 위기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분기 홍콩의 경상수지는 377억7천만홍콩달러로 1년 전의 154억홍콩달러에 비해 크게 늘었다.

홍콩정부 역시 달러페그 정책을 지속할 것이란 뜻을 확실히 밝히고 있다.

제임스 라우 홍콩 재경사무·국고국장은 달러페그제가 "지난 36년 동안 여러 경제 주기에 걸쳐 홍콩에서 잘 작동했으며 대규모 자금 흐름이 나타났을 때도 순조롭게 작동했다"면서 이를 바꿀 의도가 없다고 말했다.

유용딩은 "대중들이 달러페그 중단 가능성을 우려하기 시작하면 만약 이같은 일이 2년 뒤에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해도 사람들은 앞서 행동을 취할 것이다. 일례로 홍콩달러를 모두 달러화로 바꿀 수 있고 그런 다음에는 홍콩을 떠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충분한 규모의 사람들이 이같은 이론을 믿게 되면 페그시스템 붕괴는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딩은 만약 홍콩의 위기가 가까워져 오면 중국 정부가 외환보유액을 동원해 도움을 줄 수 있다면서 문제는 "중국이 여전히 홍콩금융관리국(HKMA)을 이전처럼 도와줄 의지가 있느냐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홍콩의 불안이 지속된 이후 중국 정부는 홍콩에 인접한 선전에서 외환거래 규제를 완화하는 등의 특혜를 제시하는 등 선전을 홍콩을 대신하는 금융허브로 키우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유용딩은 "홍콩은 여전히 금융허브로써 선전이나 상하이에 비해 이점을 갖고 있지만 앞으로 5~10년 안에도 두 도시에 대해 그런 특혜를 가지게 될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대부분 금융전문가는 그러나 홍콩의 달러페그 중단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진단했다.

스탠다드차타드(SC)의 딩 슈앙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홍콩의 달러페그 중단 가능성이 '제로(0)' 수준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그는 "경제적으로 볼 때, HKMA는 견조한 외환보유액을 갖고 있다. 10년 전에 비해 홍콩의 자본 유출 규모의 매우 작다. 정치적으로 당국은 '일국양제' 원칙을 지지할 수 있는 페그 메커니즘을 유지하려는 모든 노력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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