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한국의 대외 취약성이 신흥국 19개국 중 3번째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은 11일 발간한 조사통계월보 10월호에 실린 '경상수지가 대외안정성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캐나다중앙은행(BoC)의 신흥국 취약성 지표에 따르면 19개 신흥국 가운데 한국의 취약성이 러시아와 불가리아에 이어 3번째로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취약성이 가장 낮은 상태를 50, 가장 높은 상태를 100이라고 할 때 한국은 56을 나타냈다. 러시아는 54였고, 불가리아는 56으로 한국과 소수점 이하의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중간 정도의 취약성을 보인 국가는 인도로 61점을 기록했고, 가장 취약한 아르헨티나는 77점을 나타냈다.

한은은 경상수지가 취약성에 미치는 효과에 주목했다. 한은의 분석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비율이 1%포인트 높아지면 신흥국의 취약성을 0.4포인트 낮추는 효과가 있다.

한은은 경상수지만으로 우리나라와 아르헨티나의 취약성 차이를 20% 정도, 인도와의 차이를 50% 정도 설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우리나라의 취약성 지표는 신흥국 중 가장 양호한 편"이라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지적으로 발생한 신흥국 금융 불안에도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입이 지속돼 환율 급변동을 겪지 않은데는 견조한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상당 부분 기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다만 향후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확대할 여지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흑자 규모가 독일, 중국, 일본 다음으로 크고, GDP 대비 규모도 세계 최상위 수준이기 때문이다.

한은은 "향후 경상수지 흑자 축소가 전망 범위 내에서 진행되는 경우 대외 취약성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흑자 축소가) 장기적으로 실질 원화 가치 상승 압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또 올해 8월 기준 실질실효환율이 105(2010=100)로 나타나 경상수지 규모를 감안해 계산한 장기 실질실효환율 추정치 106에 부합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106의 실질실효환율은 경상수지를 연간 640억 달러로 평가해 추정한 값이다.

공표된 경상수지 실적과 예측치간의 차이인 경상수지 뉴스 충격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은 것으로 추정됐다.

한은은 "2012년 이후 경상수지 충격의 달러-원에 대한 영향은 당일 나타난 후 사라진다"고 말했다.

실제 사례로 2016년 7월 1일 발표된 2016년 5월 경상수지가 104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는데 GDP 대비 규모는 0.73%로, 0.46%인 예상치에 비해 0.27%포인트 높았다.

한은은 당일 달러-원 하락분 6.8원 가운데 뉴스 충격의 영향은 2.1원을 설명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한은은 또 "경상수지(실제치)를 직접 설명 변수로 이용한 경우 통계적 유의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경상수지가 호조를 보이더라도 수출입 실적 발표 등을 통해 이미 예상된 경우 시장에 선반영 됐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한은은 리스크를 완충하는 방향으로 대외 자산 포지션의 변화도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대외 자산은 외화표시 자산이 대부분인데 반해 대외부채에서 원화표시 부채의 비중은 확대됐고, 대외 부채에서 지분성 증권의 비중도 높아졌다"며 "이런 특징은 국내 리스크 발생 등으로 환율이 상승하거나 자산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대외 순자산에 대한 영향을 일 부 상쇄시킨다"고 강조했다.

jhha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4시 31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