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서울외환시장이 어느덧 한 해 결산 시기에 접어든 가운데 이미 목표 수익(버짓)을 채워 갈무리에 나선 은행들과 막판 스퍼트를 이어나가는 은행들이 엇갈려 거래량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달러-원 환율이 올해 초 박스권을 벗어나 급등하면서 방향성을 나타냈으나 하반기 들어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어 '포지션 싸움'이 연말까지도 이어질 전망이다.

11일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등에 따르면 달러-원 현물환 거래량은 11월 들어 일평균 72억1천900만 달러 거래됐다. 지난달부터 4분기가 시작된 이후 전체 일평균 거래량은 71억4천900만 달러고 올해 전체 일평균 거래량은 70억100만 달러인 데 비하면 오히려 늘어난 거래량이다.

변동성이 컸던 지난 2분기 일평균 71억2천만 달러보다 연말 들어서 더 많은 거래량을 보이는 것은 이례적이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초반까지 1,100~1,130원대 좁은 레인지에서 등락했고 지난 1월 31일 장중 1,108.60원 연저점을 기록한 바 있다.

4월 초까지 박스권에 갇히면서 하루 거래량이 40억 달러대로 쪼그라들기도 했지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우리나라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쇼크 이후 환시 거래는 되살아났다.

특히 지난 5월에는 2년 4개월 만에 1,200원대 진입하면서 올해 초반의 지루한 박스권을 벗어났고 그 시기 롱포지션이 구축되면서 각 은행이 큰 수익을 올렸다.





이후 기간 조정을 거치면서 하반기 들어서자마자 레벨을 낮췄으나 지난 7∼8월 미국과 중국 간 관세 전쟁과 일본의 우리나라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제외 등 악재가 겹치면서 지난 8월 6일 1,223.00원 연고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탄핵 이슈와 맞물리면서 중국과의 관세 및 환율 합의에 대한 타협점에 물꼬가 트였고 이에 따른 리스크온으로 이 달 들어 또다시 달러-원이 1,150원대로 미끄러졌다.

서울환시 외환딜러들은 올해 들어 이른바 '큰 장'은 지난 4∼5월 상승장과 하반기 들어 나타나고 있는 현재의 하락장을 들었다.

다만 급격한 포지션 정리와 구축을 거듭하면서 일부 주요 은행을 제외하곤 수익 목표를 조기 달성했다는 곳은 많지 않다.

A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올해 4∼5월 달러-원이 많이 오를 때 많이 벌었을 것"이라며 "그 전까지 계속 레인지였으나 처음으로 움직인 시기라 수익이 좀 났는데 이후엔 달러-원이 오를지 내릴지 헷갈렸고 재료와 반대로 움직이기도 해 다시 포지션이 꼬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초에 많이 벌었다가도 하반기에 많이 털린 곳도 있을 것"이라며 "오히려 포지션을 쌓지 않고 당일 고객 물량으로 돈을 번 곳은 괜찮았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B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올해 막판까지 방향성을 보는 기관도 많을 것으로 보이는데 최근엔 방향성이 있어 지금 수익이 제일 괜찮다"며 "상반기에 롱으로 많이 봤고 지금은 1,200원에서 1,150원대 중반까지 하락하는 방향을 잘 읽었다면 올해 수익은 나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C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지난 6∼8월 사이 1,200원대까지 쭉 올랐다가 지난 달 초까지만 해도 추가적인 롱 분위기가 강했는데 갑자기 한 달 사이 40원이 훅 빠져 위기이자 기회였을 것"이라며 "아직 미중 협상 결과가 나와봐야 하는데 협상 내용에 따라 1,140원대 후반까지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제 연말까지는 큰 폭의 변동성보다는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보고 하단은 개인 달러 매수 등으로 지지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B은행 딜러는 이어 "1,180원부터 숏베팅하던 쪽도 있었지만 거주자 외화예금을 보면 개인들은 여전히 달러 롱으로 보인다"며 "영업점을 통해 체감하기론 개인들은 지금도 달러를 손절매하기보단 물타기로 계속 사들이고 있고 이것이 모여 거주자외화예금 증가분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9월 말 기준 외국환 은행의 거주자 외화 예금을 살펴보면 개인의 달러화 예금 잔액은 136억6천만 달러로 22.0%의 비중을 나타내 통계를 공표한 2012년 6월 말 이후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바 있다.

달러화 예금 잔액 기준으로는 2018년 1월 133억5천만달러 이후 최고치다.

D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환시는 연말까지 이렇게 태평성대로 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특별히 달러-원 하단에서 외환 당국의 개입이 나오지 않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 들어 변동성이 너무 커서 피로감도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 달러-원은 크게 보면 변동성은 있었지만 상승 재료에 크게 많이 오르지 못하고 하락 재료에 많지 못 내렸다"며 "변동성이 크게 나타난 시기에 당국발 관리가 철저히 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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