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견한 피터 시프는 미국이 디폴트(채무 불이행) 상황을 맞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9일(미국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BI)에 따르면 유로퍼시픽캐피털의 최고경영자(CEO)인 시프는 팟캐스트에서 경제 상황이 점점 더 악화하고 있다며 이같이 내다봤다.

그는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내리고 돈을 찍어내고 있다면서 상황을 더 나쁘게 만드는 조처라고 지적했다.

지출만 보고 부채를 간과해 경제 상태가 악화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병들어가고 있다는 게 시프의 견해다.

그는 차환이 가능하지만 결국엔 빚을 갚아야 한다며 미국 정부가 새로운 채권 발행을 못 하는 상황이 오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상환을 위해 화폐를 발행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이는 물가를 치솟게 만들고 대규모 달러 자산 엑소더스(대탈출)를 유발할 것이라며 달러화 가치가 대폭 추락할 수 있다고 그는 경고했다.

시프는 물가 상승률이 4~5%인데 달러화 자산의 금리는 0%에 그치는 것은 재앙으로 가는 입장권이나 마찬가지라며 전 세계가 인플레이션으로 뒤덮일 것으로 예견했다.

인플레이션은 금리 인상으로 억제해야 하는데 시장이 더 높은 금리를 소화할 수 있을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연준은 2017년부터 기준 금리를 올리며 금리 정상화를 시도했으나 금융위기 전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는 실패했다.

시프는 현재 경제가 무역 적자와 재정 적자, 저금리, 저물가 환경이 영원히 지속한다는 가정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며 지속할 수 없는 여건으로 사태가 장기화할수록 상황은 더욱 나빠질 것으로 우려했다.

그는 연준이 양적 완화 정책으로 회귀하는 중이라며 정부가 찍어내는 채권을 민간이 소화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분석했다.

시프는 향후 정직한 채무 불이행(honest default)과 정직하지 않은 채무 불이행(dishonest default)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며 정직한 채무 불이행은 빚을 감당할 여력이 없어 돈을 덜 갚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직하지 않은 채무 불이행은 이미 디폴트를 선언해야 하는 상황인데도 돈을 계속 찍어내 빚을 갚는 대신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시나리오라고 그는 설명했다.

시프는 어떤 일이 있어도 디폴트를 맞는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현재로선 미국 정부가 빚을 갚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미국 경제가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극심한 불황을 겪어야 한다며 거품이 영원히 사라지지 않고 남아있을 순 없다고 덧붙였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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