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중국 경제가 금융시장이 생각하는 수준보다 훨씬 더 어려움에 부닥쳐있다고 윌리엄 페섹 동아시아 전문 칼럼니스트가 진단했다.

페섹은 11일(현지시간) 닛케이아시안리뷰(NAR) 칼럼을 통해 중국기업들의 실적 경고음이 나타나고 있는 데다 정부가 발표한 부양책도 효과를 거의 내지 못하고 있으며 미국과의 무역협상에 중국이 더 간절하게 합의 타결을 바라는 상황이라면서 중국의 상황이 현재 정부가 인정하는 수준보다 더 어려운 것임을 시사하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NAR이 분석한 것에 따르면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광범위한 핵심 업종에 걸쳐 기업 실적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제조업체나 원자재 생산업체, 소매업종 등을 물론 일부 부동산 업종의 경우 급격한 실적 하락세를 보였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 증시에 상장된 자동차 관련 기업 161곳의 거의 3분의1은 9개월 동안 전년동기대비 실적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서치업체 DZH가 분석할 것을 보면 3천600곳 이상의 비금융기업의 총 순이익은 같은 기간 2.2% 감소했다.

페섹은 "엄청난 감소세는 아니지만, 중국의 성장률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통념이 허위임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시진핑 행정부는 경제를 견인하는 데 있어 문제가 있다. 공공 지출이나 감세, 지방정부 채권 발행 등 전통적인 부양책이 마법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결국 그동안 요지부동이었던 인민은행이 지난주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입찰금리를 5bp 인하하면서 대출 기준금리 인하를 예고했다고 페섹은 지적했다.

이강 인민은행장은 은행과 국유기업들이 과도한 부양책에 나서는 것을 우려해왔다.

그러나 "무역전쟁 때문에 이 행장이 손을 쓸 수밖에 없었다"면서 "공장물가는 전면적인 디플레이션 쪽으로 기울고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식 '잃어버린 10년'은 아니겠지만 9월에 전년대비 1.2% 감소한 것은 기업실적 감소보다 훨씬 더 걱정스러운 신호"라고 페섹은 지적했다.

시 주석이 미국과 합의를 원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를 자아내는 조짐이라고 그는 분석했다.

최근 몇 달 사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과 중국이 엄청난 무역 합의에 도달할 것이라고 주장해왔으며 실제로 중국 정부는 이를 대체로 부인하는 쪽이었다는 것이다.

지난주 그러나 중국 정부는 시장에 무역 협상이 '화해' 분위기임을 전했다.

페섹은 단기적으로 트럼프 대통령과의 휴전으로 중국의 매우 중요한 수출업종에 대한 압박이 누그러지면서 중국이 6% 상단의 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기적으로는 중국이 자동화나 재생에너지, 바이오기술이나 자율주행차 등의 부문의 미래를 지배할 준비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페섹은 그러나 "시 주석이 새로운 해를 맞게 되는 때에 예상하는 어떤 결과도 나올 것 같지 않다"면서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이 적대적 관계를 중단할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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