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1일 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미·중 무역 협상을 둘러싼 불안감이 되살아나고 홍콩 시위가 격해지고 있다는 소식에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무역 협상의 직접 당사자인 중국 증시는 낙폭이 2%에 근접했고 홍콩 증시는 3% 가까이 급락했다. 대만 증시도 1% 넘게 떨어졌다.

일본 증시도 약보합권에서 조정을 받는 모습이었다.

◇ 일본 = 도쿄증시는 위험회피 심리가 커진 가운데 혼조세를 나타냈다.

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0.03포인트(0.26%) 밀린 23,331.84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 거래일에 13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토픽스지수는 1.26포인트(0.07%) 소폭 오른 1,704.03에 장을 마감했다.

두 지수는 상승 출발 뒤 내림막을 걸으며 상승 폭을 반납했다. 결국 닛케이지수는 하락 마감했고, 토픽스지수는 강보합에 그쳤다.

위험회피 심리는 아시아 시장에 전반으로 확산됐다.

중국, 대만, 홍콩 증시는 모두 2% 안팎의 급락세를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상무부 발표와 달리, 기존 관세 철회가 합의되지 않았다고 밝히자 무역협상 불확실성이 커진 것이다.

이날 발표된 일본 경제지표 부진도 증시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일본 9월 경상흑자(예비치)는 시장 예상치(1조6천840억엔)에 못 미치는 1조6천129억엔을 기록했다.

경상수지 부진은 대형 수출주 중심으로 구성된 닛케이225지수에 악재다.

일본 기업들의 설비투자 의지를 나타내는 9월 핵심기계류 수주 증가율(전월비)도 시장예상치(0.7%)보다 3.6%포인트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안전통화인 엔화도 위험회피 심리에 강세를 나타내며 증시를 짓눌렀다.

도쿄증시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전장 대비 0.202엔(0.18%) 밀린 109.010엔을 기록했다.

엔화 강세는 일본 수출 기업 실적에 악영향을 끼친다.

종목별로는 부동산과 기계 관련 종목이 하락했고, 자동차와 식료품이 올랐다.

미쓰이 부동산이 1.8% 떨어졌고, 트랙터 제조사 구보타도 1.5% 내렸다. 혼다 자동차와 아사히 그룹은 각각 4.2%, 2.4% 올랐다.

◇ 중국 = 중국증시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철폐에 합의하지 않았다고 부인함에 따라 하락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장대비 54.21포인트(1.83%) 하락한 2,029.97에 거래를 마쳤고, 선전종합지수는 37.23포인트(2.26%) 떨어진 1,611.44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미·중 무역협상에서 관세 철폐를 둘러싼 혼선이 지속되고 지난 주말 나온 소비자물가가 급등세를 나타내 물가 관리에 빨간불이 켜짐에 따라 다소 큰 폭의 약세로 출발했다.

뒤이어 홍콩 시위현장에서 경찰이 시위 참가자에 실탄을 쏘는 등 홍콩 시위가 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주가는 더 크게 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중국이 단계적 관세 철폐를 원하지만, 자신은 어느 것도 합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루 뒤인 9일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협상이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미국에 적절한 합의일 때만 중국과 합의를 타결할 것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관세 철폐와 관련해서 그는 미국이 관세를 철폐할 의지와 관련해 잘못된 보도가 나오고 있다면서 관세로 미국에 수백억 달러가 유입됐으며 조만간 수천억달러가 유입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세 폐기 수준에 대한 보도가 틀렸다면서도 이에 대해 부연 설명은 하지 않았다.

주말 나온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0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8%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12년 1월 이후 8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중국 정부가 연초 제시한 물가관리 목표치 3%를 훨씬 웃도는 것이다.

같은 달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6% 하락해 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이날 열린 추모 시위에서 참가자 2명이 경찰이 쏜 실탄에 맞아 쓰러졌으며 1명이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시위자가 경찰의 실탄에 맞은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업종별로는 상하이증시에서 부동산과 통신업종, 경기소비재 업종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중국증시가 약세를 보이면서 이날 위안화 가치도 다소 큰 폭으로 밀렸다.

오후 3시56분 현재 역외 달러-위안은 전장 뉴욕대비 0.0189위안(0.27%) 상승한 7.0070위안에 거래됐다. 달러-위안의 상승은 위안화 가치 하락을 의미한다.

한편, 이날 인민은행은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 매입을 통한 공개시장조작에 나서지 않았다.

◇ 홍콩 = 홍콩 시위가 격화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홍콩 항셍지수도 3% 가까이 급락했다.

항셍 지수는 전장 대비 724.59포인트(2.62%) 하락한 26,926.55에 장을 마쳤다. 이는 지난 8월 5일 하루 동안 2.85% 급락한 이후 일일 기준으로 가장 크게 떨어진 것이다.

H지수도 268.67포인트(2.47%) 하락한 10,613.63으로 마감했다.

홍콩 시위 참가자가 중국 경찰이 쏜 실탄에 맞아 쓰러졌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홍콩 시위가 격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홍콩 시위가 더 격렬해지면 당국도 군 병력을 투입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홍콩의 정국 불안을 더욱 가중시킬 수밖에 없고 실물 경제와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불안감이 주가를 압박했다.

홍콩 정국 불안으로 외환시장도 위험 회피 심리가 강해졌고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도 가파르게 떨어졌다.

이날 오후 5시 10분 현재 역외에서 거래되는 달러-위안 환율은 뉴욕 전장 대비 0.0217위안(0.31%) 오른 7.0098위안을 기록하며 7위안 선을 다시 돌파했다.

◇ 대만 = 대만증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합의 불확실성이 고조돼 하락했다.

대만 가권지수는 전장대비 152.26포인트(1.31%) 내린 11,427.28에 장을 마쳤다.

소폭 밀린 채로 개장한 지수는 마감까지 꾸준히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존 관세 철폐에 대해 부인한 점이 증시 약세 재료로 작용했다.

훙하이정밀이 3.3%, 캐쳐테크놀로지가 9.2% 밀리는 등 주요 기술주의 하락도 주가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개별 종목으로는 포모사석유화학, 케세이금융지주가 각각 1.7%, 1.1%씩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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