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깐깐한 해외신평사가 본 한국 경제는
[데스크 칼럼]깐깐한 해외신평사가 본 한국 경제는
  • 이종혁 기자
  • 승인 2019.11.12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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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최근 미국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대한민국의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하고, 등급 전망은 '안정적'으로 평가했다. 11개월째 수출 감소가 지속하는 데다 분기 기준으로 역성장까지 하면서 경제에 대한 위기의식이 높은 일부의 국내 시각과 비교해보면 상당히 긍정적인 평가다. S&P는 한국의 강점으로 높은 재정 건전성과 통화정책 유연성, 견조한 대외지표를 꼽았다. 외부의 평가를 찬찬히 살펴보면 우리 안에서 너무 걱정만 앞선 것은 아닌지 따져볼 일이다.



물론 일본과의 무역 갈등이나 세계적인 교역 둔화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봤지만, 한국의 장기 성장 전망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또 민주적인 정치 시스템과 순조로운 국정 이양이 정치적인 안정성을 반영할 뿐 아니라 경제 및 주요 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지속하게 한다고 진단했다. 이런 해외 신평사의 분석은 해외 투자자 입장에서 자금 이동 여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조건이다.



한국은 또 최근 몇 년간 다른 고소득 국가보다 견고한 성장률을 기록했다며 올해 달러 기준으로 3만1천800달러 정도인 1인당 평균 국내총생산(GDP)이 2022년에는 3만5천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경쟁하는 다른 선진국의 성장률을 웃도는 2.2% 정도라고 추산했다. 아울러 수출 비중이 높지만, 특정 산업이나 수출 시장에 편중되지 않은 다변화를 잘 이뤘다며 순채권국으로 대외 건전성이 좋은 데다 가계 부채에 대한 위험도 완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출처 : S&P. 'AA'보다 높은 'AAA' 등급 국가는 캐나다, 노르웨이, 스웨덴, 호주, 독일, 네덜란드. 싱가포르뿐이다.>



위험성도 역시 지적했다. 무엇보다 '안정적'으로 부여된 등급전망은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이 향후 2년 동안 경제 기반을 훼손할 정도로 고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다. 북한 정권이 붕괴할 경우 막대한 통일비용을 감당해야 한다면 국가 채무가 많이 늘어날 것이고 정치적 불확실성도 초래될 여지가 많다. 이는 그만큼 가장 취약한 지점이 북한이라는 의미다.



특히 북한과 관련해 다른 시나리오도 그렸는데, 예상치 않은 상당한 정도의 경제 개방이 이뤄진다면 지정학적 여건이 변할 수 있다고도 내다봤다. 이 시나리오의 실현 가능성은 작지만, 북한이 한반도에서 긴장을 고조하면서 미국과 한국에 대한 협상력을 높이는 것보다 체제 유지에서 얻는 이익이 더 클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답보 상태인 북미 정상간 대화와 금강산 개별 관광 문제 해결이 앞으로 우리 경제와 신인도에도 중대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S&P는 수출둔화 우려 속에서도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앞으로 2년 동안 GDP의 2.9%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급격한 외국 자본의 이탈을 막는 구실을 할 것이다. 또 자유 변동환율제로 움직이는 외환시장은 완충 역할을 잘 수행하고, 시장금리도 왜곡 없이 기준금리를 충실히 반영해왔다며 국내 금융시장이 훌륭하게 기능한다고 평가했다. 또 현 정부가 사회복지와 일자리를 위해 지출을 확대하면서 재정흑자 규모가 점진적으로 감소하겠지만 적자 전환까지 내다보지는 않았다.



20년 전 우리는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고 가까스로 국가 위기를 모면한 치욕적인 기억이 있다. 이런 트라우마 때문에 끊임없는 자기 점검과 아주 보수적이고 높은 기준을 적용하는 습관이 굳어진 것은 아닐까 추론해 본다. 세상에 어떤 위험이 나타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런 태도는 장기적으로 꼭 필요한 자기 통제 방식일 것이다. 다만 지나친 낙관주의만큼이나 비관주의도 경계 대상이다. 시각과 청력을 모두 잃는 어려움을 극복한 헬렌 켈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비관주의자는 별의 비밀을 발견해 내거나 지도에 없는 땅을 찾아 항해한 적도 없으며, 인간 정신을 위한 새로운 출입구를 연 적도 없다". (자산운용부장 이종혁)

libert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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