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연기금 채권 듀레이션이 최근 지속적인 하락 추세를 보이며 5.5년에 가까워지고 있다.

금리 상승 추세에 장기물이 영향을 많이 받으면서 이달 들어 연기금이 국채 초장기물을 순매도하는 등 채권 포트폴리오 만기 조정에 나서는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연합인포맥스 투자 주체별 장외채권 포트폴리오 포지션 추이(화면번호 4256)에 따르면 11일 기준 연기금 채권 듀레이션은 5.58년을 기록했다.

연기금 채권 듀레이션은 지난해 9월 5년을 처음 돌파하고 올해 초 5.2년 수준까지 올랐으며, 올해 8월 중순 5.8년으로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이후 지속해서 하락세를 보여 현재는 7월 수준으로 회귀했다.

연기금은 금리 상승 기조가 올해 8월부터 이어지자 듀레이션 축소 전략으로 시장에 대응하고 있었다. 금리 상승기에는 만기가 길수록 평가 손실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연기금의 이달 10년 초과 만기(20년, 30년, 50년) 국채 순매도 금액은 1천3억원으로 순매수에서 매도로 돌아섰다.

국민연금은 국내 채권에서 있어서 발행자의 신용과 스프레드 등을 고려해 투자하되, 일정 범위 안에서 듀레이션을 조정해 초과수익을 내는 전략을 쓴다.

국채 10년물 금리는 8월 말 1.1% 수준까지 내려갔는데, 이후 금리가 지속해서 상승해 2달 만에 1.7% 수준까지 올라갔다. 듀레이션은 금리 상승 흐름에 맞춰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기금은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하고 미·중 무역 합의에 따른 세계 경기 반등 가능성으로 금리가 올랐다고 봤다. 연말 재정정책 전망에 따른 수급 부담도 장기물 금리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향후 대외 무역 여건 개선에 따른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가 줄기는 했으나,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등과 뒤섞여 금리가 박스권에서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경기 지표가 부진해 반등 기대가 하락하면 금리 인하 논의가 재개될 수 있어, 내년까지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기금의 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금리가 급격히 하락해 최근 반등했으나 여전히 경기 둔화 우려는 상존한다"며 "특히 국내의 경우 경기가 회복 국면에 들어설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다른 연기금의 채권 운용역은 "연말 지표를 바라보는 분위기며, 지표가 예상보다 괜찮게 나오면 위험자산 선호에 따른 금리 상승이 이어질 수도 있다"며 "미·중 무역 분쟁과 미국 대선 불확실성,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눈치 보기 장세가 펼쳐질 것이다"고 말했다.

kpho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8시 18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