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10월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구가할 당시 고위험상품인 대출채권담보증권(CLO)이 손실을 낸 것에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10월 CLO 증권 일부가 5%가량 손실을 보았다.

연기금, 헤지펀드 등의 관심을 받으며 빠르게 성장한 CLO 시장에 이는 드문 손실이라는 것이 WSJ의 설명이다.

CLO 증권은 지난 3년간 3천500억달러가량이 증가했다.

씨티그룹의 매기 왕 미 CLO 전략 헤드는 "더 많은 변동성이 나올 것"이라며 "투자자들에게 위험을 줄이고 포트폴리오를 더 깨끗하고, 더 훌륭한 매니저가 운용하는 것으로 남겨둘 것을 조언한다"고 말했다.

신문은 CLO 시장을 강타한 문제가 더 큰 시장인 고금리 채권, 즉 정크본드 시장에 대한 경고음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CLO는 신용이 낮은 기업들이 담보를 제공하고 받는 대출인 '레버리지론'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고위험 고금리 상품이다.

CLO는 금융위기 당시 서브프라임 패키지와 같은 방식의 투자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S&P 마켓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 몇 년간 CLO들은 신규 발행된 레버리지 대출의 60% 이상을 매입해왔다. 이에 따라 이는 신용이 낮은 기업들에 자금을 제공하는 주요 통로가 됐다.

CLO는 2008년 금융위기의 주범이었던 모기지 담보 채권과 유사하지만, 금융위기 때 디폴트된 경우는 거의 없어 인기를 끌어왔다. 하지만 당시 기초자산인 주식과 채권 가격이 폭락하면서 이를 보유한 이들은 큰 손실을 본 바 있다.

현재 일부 CLO 채권 가격이 또다시 하락하고 있다. 기업들의 현금이 바닥나기 시작하면서 CLO가 보유한 대출의 가치가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CLO 증권 중에서 가장 위험한 것으로 평가되는 BB 등급 CLO 채권 수익률은 올해 들어 지난 6월까지 10%를 기록했다. 그러나 10월 크게 하락하면서 10월 말까지 수익률은 1%에 그쳤다. 올해 수익률을 거의 되돌린 것이다.

이는 고금리 채권 시장과 대조적이다.

S&P 글로벌 마켓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월까지 CLO가 대출해준 기업들이 발행한 정크본드의 수익률은 12%를 기록했다.

웰스파고앤코의 데이비드 프레스턴 CLO 리서치 담당 헤드는 "BB CLO가 경고 신호를 보낸다고 생각하면 고금리(채권에) 어떤 것을 말해주는 것"이라며 "두 시장이 둘 다 맞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즉 CLO 채권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은 정크본드 시장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는 얘기다.

팔머 스퀘어 캐피털 매니지먼트에 따르면 BB CLO 채권 금리는 정크 본드 금리와 비교해 약 5%포인트 더 높다.

이 차이는 2016년 유가 폭락으로 레버리지 대출과 고금리 채권이 모두 매도세에 시달렸던 때 이후 거의 벌어지지 않고 있다.

CLO 채권과 정크본드 간의 이러한 차이는 CLO 시장에서의 과민반응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흥시장 주식이나 원자재 등 최근 많은 위험자산의 가격이 글로벌 성장 낙관론에 힘입어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팔머 스퀘어의 앤지 롱 최고 투자책임자는 BB CLO 채권의 가격이 다시 반등할 것으로 기대하고, 지난달에 BB CLO 채권 투자를 늘렸다고 말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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