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최근 달러-원 환율이 급속한 속도로 레벨을 낮춘 가운데 환율의 반등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달러-원 환율이 1,150원대에서 하단을 확인했고 그간 환율의 낙폭이 다소 컸던 만큼 레벨 회복 시도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다.

12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최근 한달간 비교적 큰 규모의 하락 장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달 10일까지만 해도 달러당 1,200원을 상회하는 수준까지 올랐다가 한 달 만에 1,160원대로 하락했다.

지난 8일 장중 1,154.00원까지 저점을 낮췄으나 전일 서울환시 마감 무렵 홍콩 민주화 시위 격화로 촉발된 숏 스퀴즈 등으로 1,160원대 중반을 회복했다.

서울환시 외환딜러들은 그간 달러-원 환율이 다른 통화에 대비해 위험 선호(리스크 온) 심리를 과도하게 반영해온 면이 있다며 환율이 레벨을 회복해 1,170원대까지도 재차 오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홍콩 시위 사태가 최근의 달러-원 환율의 하락세에 제동을 걸고 숏 포지션을 정리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 은행의 외환딜러는 "그간 시장이 리스크 온을 과도하게 반영하고 있었다"며 "홍콩 이슈가 트리거로 작용해 과하게 반영된 리스크 온이 되돌려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홍콩 사태가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봐야겠지만 중국군 투입 등 패닉 상황이 오게 된다면 달러-원 환율은 1,170원 위 레벨로 갭 업 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그간 달러-원 환율을 끌어내린 추진력이 펀더멘털이나 지표 개선 등이 아니라 미·중 협상 기대감에 따른 것이라는 점도 반등의 이유로 꼽힌다.

B 은행의 외환딜러는 "그간 달러-원 환율의 하락장은 미국과 중국 간의 실질적인 합의나 경기 개선 등 실질적인 지표에 기반한 것이 아니었다"며 "달러-원 환율을 과도하게 하락시킨 심리의 반대 심리가 힘을 얻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국내 수출 등 펀더멘털 측면에서도 전혀 개선된 점이 없어서 심리만 가지고 1,150원대 이하로 내려가기에는 부담스럽다"며 "1,160원대 중후반대 레벨을 회복하고 횡보 흐름을 보일 가능성을 유력하게 본다"고 전했다.

최근 서울환시에서 포지션이 숏 쪽으로 쏠린 점, 달러-원 환율이 과매도권인 상황도 기술적 반등에 무게를 실어준다.

B은행의 외환딜러는 "1,160원 아래쪽에서는 숏 포지션으로 전환한 시장 참가자들이 많았다"며 "구축된 숏 포지션을 놓는 과정에서 숏 커버성 급등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C 은행의 외환딜러도 "달러-원이 이미 과매도권인 상황에서 홍콩 이슈는 반등의 요인을 제공해 준 역할을 했다"며 "기술적으로 조심스러운 반등을 예상해 본다"고 말했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경제 지표가 비교적 호조를 나타냈고 무역 협상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달러화의 최근 약세 흐름이 주춤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의 10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12만8천 명(계절 조정치) 증가하며 시장의 예상치를 상회하고 10월 공급관리협회(ISM)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54.7을 기록하며 확장세를 나타낸 가운데 최근 약달러 흐름이 정리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A 은행의 외환딜러는 "비농업 고용지표 등 미국의 최근 경제 지표도 개선되는 흐름을 보여 달러 약세 흐름이 끝나가고 있지 않냐는 생각도 든다"며 "시장 포지션도 숏 쪽으로 쏠려 있고 1,150원대에서 하단도 확인한 만큼 다시 롱 심리가 힘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그러면서도 "다만 아직 미·중 협상 과정을 지켜보는 상황이기 때문에 의미 있는 수준으로 포지션을 롱 쪽으로 변경하기에는 재료가 다소 부족한 상황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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