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보험사가 이자율 파생상품으로 자산·부채관리(ALM)를 할 수 있는 방안을 금융당국이 검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보험사가 원화 이자율 스와프(IRS)보다 유로 IRS로 ALM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원화 IRS로 자산·부채관리를 하면 국고채 수익률곡선이 평탄화될 가능성이 높은 탓이다. 유로 IRS와 원화 IRS의 상관계수가 높은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12일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이자율 파생상품으로 보험사의 ALM을 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금융당국이 보험사가 이자율 파생상품을 활용해 ALM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보험사가 IRS 리시브를 하면 고정금리 채권을 매수하는 효과가 생겨 자산 듀레이션을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사는 부채 듀레이션이 길다. 그래서 자산 듀레이션을 확대해 리스크를 낮춰야 한다.

실제로 보험연구원이 삼성생명 등 생명보험사의 2017년 3분기 보고서를 활용해 만기별 금리부 자산·부채를 추정한 결과에 따르면 만기별 금리부 자산은 1년 이하 25%, 1~5년 21%, 5~10년 20%, 10~20년 19%, 20년 이후 15% 등이다.

만기별 금리부 부채는 1년 이하 3%, 1~5년 11%, 5~10년 8%, 10~20년 9%, 20년 이후 68%다.

특히 시장에서는 원화 IRS가 아닌 외화 이자율 파생상품으로 보험사의 ALM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보험사는 만기가 짧은 채권을 팔고 긴 채권을 산다"며 "일드 커브가 평탄해지거나 역전되면 보험사 입장에서 팔아야 할 채권은 싸지고 매입할 채권은 비싸진다. 따라서 커브 플래트닝에서는 보험사 손해가 커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관점에서 원화 IRS로 보험사의 자산·부채 관리를 하는 것은 힘들다"면서 "국고채 수익률곡선이 평탄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보험사가 원화 IRS 리시브를 하면 스와프은행은 원화 IRS페이를 하게 된다. 스와프은행은 이 포지션을 유지할 유인이 크지 않다. 따라서 현물 채권을 매수해 헤지를 하게 된다. 그 결과 국고채 수익률곡선은 눕게 될 가능성이 높다.

문홍철 애널리스트는 "따라서 외화 이자율 파생상품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는 보험사의 자산운용 어려움을 완화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외화 IRS 거래 시 외화 원금이 필요 없다"며 "해외채권 투자보다 환리스크와 환헤지 비용이 감소한다. 자산·부채의 통화 미스매칭 정도도 줄어든다"고 했다.

문홍철 애널리스트는 외화 이자율 파생상품 중에서 유로 IRS를 추천했다.

그는 "유로 IRS는 원화 IRS와의 상관계수가 0.99로, 달러(0.8)보다 높다"며 "이는 미국 외 지역 간 통화정책이 수렴하는 경향, 독일과 한국의 중국경제 의존성, 제조업 기반경제 등에 기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보험사는 보험부채(원화) 시가평가에 대응해 자산 듀레이션을 관리해야 한다"며 "따라서 원화 IRS와의 상관계수가 높은 유로 IRS로 자산 듀레이션을 관리하는 게 유리하다"고 진단했다.

문 애널리스트는 "유로 IRS 50년물 리시브를 했을 경우 듀레이션이 44년 정도로, 길다는 장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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