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협상 서명을 앞두고 잡음이 계속되는 가운데 서울 외환시장을 비롯한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은 온통 무역이슈 관련 소식에 집중됐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12일 미중 1단계 합의를 둘러싼 기대와 우려가 반복되며 미중 이슈가 핵심 재료로 부각됐다며 상대적으로 다른 이슈에 대해서는 무관심해졌다고 전했다.

지난달 11일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협정에 합의했다는 소식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이 위험 선호로 반응하긴 했지만,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 결정 등을 앞두고 있었던 만큼 주요 인사 발언과 경제 지표 등 여러 이슈를 반영했었다.

그러나 지난달 말 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한 이후 시장의 관심은 온통 미중 협상으로 쏠렸다.

이달 들어 작성된 인포맥스 국내 외환기사 90여건 가운데 70여건 이상의 기사에서 '미중 무역협상'이 언급됐을 정도로 시장의 관심은 단일 이슈에 집중됐다.

시장 참가자들은 단일 재료에 대한 기대로 움직이다 보니 미중 무역 협상 관련 헤드라인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A 시중은행 딜러는 "환시가 미중 협상 관련 소식에만 반응하면서 오히려 글로벌 증시와 금리가 요동칠 때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며 "그러나 단일 이슈에 주목하면서 시장 반응은 시간이 갈수록 무뎌지며 새로운 소식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주는 미중 관세 철회에 대해 합의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들을 수 있어 그 내용에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시간으로 12일 뉴욕 이코노믹클럽 오찬에서 강연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철회 합의에 대해 이같이 발언한 이후 미국 주가지수가 요동쳤지만, 협상 자체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기대에 대체로 오름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그가 강연에서 협상 낙관론을 지지하는 발언을 한다면 일부 부정적인 소식이 나오더라도 시장 불안 심리를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만약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레잇(great) 딜'을 강조하며 강경한 입장을 강조한다거나 홍콩 시위 격화와 관련해 중국을 압박한다면 분위기는 안전자산 선호 쪽으로 돌아설 수 있기 때문이다.

B 시중은행의 외환 딜러는 "그동안 시장이 무역협상 낙관론에 과하게 반응했다는 분위기도 있다"며 "트럼프의 미국 내 정치적 입지를 생각해볼 때 당장 공격적인 발언을 쏟지는 않겠지만, 그레잇 딜이 아니면 협상은 없다는 등 강경 발언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 경우 시장은 안전선호로 돌아서며 그동안 달러-원 낙폭을 더 되돌릴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C 외국계 은행의 외환 딜러는 "1단계 합의가 무산될 경우 연말까지 환율이 1,180원 부근으로 재차 상승할 수 있다"며 "트럼프가 관세 인하에 합의된 바가 없다고 말한 이후 중국에서도 추가 발언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관세 철회나 인하 없이 중국이 무역합의에 나설 가능성은 작다"고 덧붙였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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