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미·중 무역협상이 1단계 합의에 근접하는 등 낙관적 기대가 부상하는 가운데 관세 철폐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등장하면서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이 부분적 합의에는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합의안에 담길 관세 조치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2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존 관세의 철폐와 관련해서 어떤 것도 합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가 단계적으로 관세를 철폐해 나가기로 미국과 합의했다고 밝힌 것과 배치되는 발언이다.

최근 미·중 무역협상은 빠른 진전을 보이면서 채권시장에는 리스크온 분위기가 확대됐지만, 양국이 관세 철폐를 두고 이견을 나타내면서 다시 협상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라는 카드를 쥐고 가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이 관세를 모두 양보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안 연구원은 "미국이 중국과의 협상에서 원하는 것을 더 얻어내기 위해서는 시기상으로 약간 이르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A 채권 운용역은 "단기간에 미중 무역 이슈가 해소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계속 변동성이 나타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B 채권 운용역은 "현재 얘기 되고 있는 단계적 관세 철폐는 부분적으로 이루어질 것 같지만, 양측이 원하는 정도의 최종합의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한편 미중 무역협상이 일부 잡음을 내고 있지만 결국 합의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 간 무역 합의가 원활히 진행되고 있다는 데는 동의할 수 있는 상황이다"며 "양국이 어느 정도 관세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는 뜻으로 단지 합의 여부는 아직 아니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의 대중 관세가 단계적 완화 내지 철폐 국면으로 접어들어도 국내 경제에는 한동안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워싱턴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관세 부과가 미치는 영향은 내년까지 지속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당시 이 총재는 "관세를 올렸는데 한꺼번에 완전히 없어지는 것이 아니고 더 악화되지 않는 것이지, 이미 취한 조치는 상당기간 갈 것이다"며 "미국과 중국 분쟁이 해결되면 좀 나아진다고 해서 내년에 갑자기 좋아지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관세 조치가 내년에도 계속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내년 경제에 부담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고 덧붙였다.

시중은행의 C 채권 운용역은 "미중 무역분쟁 자체가 불확실성을 키웠지만 관세를 부과하면서 경제는 직격탄을 맞았다"며 "관세 철회 범위가 중요할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중 관세를 어느 범위까지 철회하는지에 따라서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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