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협상 관련 발언에 대한 실망감 등으로 하락 마감했다.

12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06달러(0.1%) 하락한 56.8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뉴욕이코노믹클럽 연설과 산유국 감산 정책 관련 소식 등을 주시했다.

유가는 이날 장 초반에는 상승세를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에서 중국과 무역협상과 관련해 낙관적인 전망을 할 것이란 기대가 작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지만 연설에서 원론적인 수준의 발언 외에는 무역협상과 관련해 이렇다 할 힌트를 주지 않았다.

그는 중국과 1단계 무역합의가 곧 타결될 수 있다고 했지만, 이는 미국에 좋은 것이어야만 한다는 견해를 반복했다. 또 무역합의가 타결되지 않을 경우 중국에 대한 관세를 대폭 올릴 수 있다는 위협도 내놨다.

중국에 부과했던 기존 관세 철회 문제 등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중국은 기존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회하기로 미국과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부인해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대한 명쾌한 설명을 내놓지 않으면서 연설 이후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다소 위축됐다.

뉴욕 증시에서 주요 주가지수도 소폭이나마 상승하던 데서 보합권으로 반락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산유국이 감산 규모를 더 확대할 것이란 기대도 다소 후퇴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OPEC과 산유국이 오는 12월 회담에서 기존의 감산 합의를 유지하는 결정을 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감산 규모를 더 늘릴 경우 미국의 셰일오일 업체들이 산유량을 늘릴 것이란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저널은 사우디아라비아도 추가 감산 보다는 기존 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 일부 국가들의 합의 이행을 촉구하는 입장이며, 러시아도 기존 합의 유지를 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원유 재고 감소에 대한 기대는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했다.

정보제공업체 젠스케이프의 집계 결과 오클라호마 쿠싱 지역의 원유 재고가 지난 8일로 마감한 주간에 120만 배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된 점이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했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미국이 유럽산 등 수입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 여부 결정을 추가로 연기할 것이란 보도가 잇따라 나온 점도 무역 갈등에 대한 우려를 다소 경감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유가가 무역협상 관련 소식에 따른 제한적인 등락을 계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IHS 마켓츠의 마샬 스티브 에너지 담당 연구원은 "시장은 레인지 등락을 보일 것"이라면서 "무역 관세 관련 추가적인 언급이나 재고 지표 등을 대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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