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사옥 활용시 신한금융도 '여의도 시대' 개막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신한금융그룹이 1조원 규모의 여의도 파크원 매입을 검토 중이다. 앞서 판교 알파돔 타워를 통해 리츠시장에 성공적으로 데뷔한 만큼 이번에도 부동산 금융을 활용한 새 먹을거리 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13일 투자은행(IB)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최근 매각 주관사인 세빌스코리아와 에비슨영코리아로부터 투자안내문을 받고 입찰 참여를 위한 내부 논의에 착수했다.

안내서는 채 20곳이 안되는 잠재 투자자에게 배포됐다. 하지만 현재까지 국내 금융지주 중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곳은 신한금융 정도다. 특히 자회사인 신한리츠운용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파크원 개발 프로젝트는 오피스타워 2개동과 백화점, 호텔 등의 복합문화시설로 구성됐다.

이중 이번 매각 대상인 파크원 타워Ⅱ는 대지면적 1만1천982㎡(3천624평), 연면적 16만2천217㎡(4만9천70평)으로 올해 프라임급 오피스빌딩 매물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약 5만평인 빌딩 매각가는 평당 2천만원의 시세를 적용해 1조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신한금융은 이를 그룹의 통합사옥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전제로 입찰참여를 논의 중이다. 이는 자회사 임대료를 바탕으로 향후 이를 공모형 리츠로 출시하겠다는 얘기다. 최근 여의도 오피스빌딩의 공실률이 60%에 달해 리츠 수익성을 끌어올리려면 공실률을 최소화하는 게 중요하다.

실제로 신한알파리츠는 판교 알파돔시티(現 크래프톤타워)과 용산 더프라임타워의 임차율이 90%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어 성공할 수 있었다. 지난해 8월 주당 5천원의 공모가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이래 이달 초 9천440원에 거래되며 연중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다만 통합사옥으로 자회사가 이동할 경우 현재보다 비싼 임대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점은 부담이다. 그룹의 판관비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앞서 파크원 타워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주선했던 NH투자증권이 사옥 이전을 추진하다 재차 고민에 들어간 것도 비싼 임대료 때문이다.

신한금융 내부에서도 자회사에 부담을 주는 공모형 리츠를 출시해야하는 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자력으로 임차율을 끌어올릴 수 없는 빌딩에 1조원의 시장가치가 적절한지에 대해서도 평가가 다양하다.

또 파크원 타워Ⅱ 부지가 통일교 재단 소유라는 점도 신경쓰이는 부분이다. 개발사업 시행사 측과 통일교 재단 간 해묵은 지상권 소송은 마무리됐지만, 통일교 후계자 쟁탈 소송이 올해 초 미국에서 시작된만큼 자칫 간접적인 영향을 받을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럼에도 이번 딜은 저금리 시대에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 공급을 강조해온 조용병 회장의 관심이 큰 상태다.

조 회장은 부동산금융 시장을 리테일 영역으로 확장해 제2의 알파돔 리츠와 같은 성공사례를 만들겠다는 포부 아래 지난 8월 그룹의 부동산사업라인 협의체를 만들었다. 현재 협의체에선 파크원 타워Ⅱ 입찰을 포함해 신한금융이 기존에 보유한 부동산을 활용해 중장기적으로 리츠 상품을 공급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기존 부동산 매각 등을 고려하면 9천억~1조원대 가격이 부담이 되는 수준은 아니다"며 "활용방안은 다양하다. 공모형 리츠의 취지를 고려하면 임대료에 대한 부담은 향후 빌딩의 미래가치를 통해 보상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련업계는 신한금융이 여의도 시대를 열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여의도 신사옥 이전을 완료한 KB금융그룹에 이어 신한금융까지 여의도로 이전한다면 주변 시세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파크원은 준공 당시 미래가치만 3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되는데 향후 시세차익만 고려해도 남는 장사"라며 "외국계 투자자의 관심이 큰 것도 이 때문이다. 만약 신한금융이 통합사옥으로 활용한다면 금융중심지인 여의도의 위상이 더 커진다는 점에서 주변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파크원 타워Ⅱ 입찰 접수는 오는 28일까지다. 개발 시행사인 Y22프로젝트금융투자는 심사를 거쳐 이르면 내달 중으로 우선협상대상자를 결정할 계획이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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