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인플레이션이 더는 미국 채권시장의 주요 재료가 되지 않는다는 진단이 제기됐다. 당장 13일(현지시간) 미국 소비자물가지수가 나오지만, 채권 강세론자들이 인플레이션 공포(포비아)에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마켓워치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발표는 한때 경제 지표 일정 가운데 가장 주목을 받았지만, 이제는 채권쟁이들의 안중에서 사라졌다"며 "시장은 이제 노동시장과 해외 경제 전망에 더욱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고 설명했다.

지난 며칠 사이 경기 침체 우려는 약화했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이 거품이 될 정도로 경제 성장을 가열할 것으로 보는 이도 거의 없다는 게 매체의 분석이다.

이날 나오는 10월 소비자물가에 대해 시장에서는 0.3% 상승률을 예상한다.

이에 대해 레이먼드 제임스의 케빈 기디스 채권 헤드는 "물가 상승률이 서서히 높아지고 있다고 이해할 수도 있겠지만, 기조는 오르기보다 평탄하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반적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면 채권 보유의 위험성이 커진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최근 세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한 데 따라 자산 가치가 상승하면서 11월 인플레이션 기대치도 최근 재조정됐다. 그런데도 미국 국채 보유를 재고할 여지는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10년 만기 손익분기인플레이션(BEI)은 1.73%로, 지난 10월 3일 기록한 3년여 만의 최저치 1.48%에서 상승했다. 지난 한 주간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상승하며 BEI도 올랐다. 다만, BEI는 연준의 목표치 2%에 여전히 크게 밑돌고 있다.

BCA리서치의 로버트 로비스 수석 채권 전략가는 "미국 10년 국채금리는 2.0~2.25%까지 갈 수 있다"면서도 "거기서 추가로 금리가 오르려면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하는데, 디플레이션 위험의 우려가 커지는 세상에서는 큰 과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채금리의 상승세도 결국 인플레이션이 뒷받침되지 않는 이상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인플레이션이 2% 미만으로 고착된 상황에서 연준은 금리 인상을 고려하기 전에 인플레 2% 돌파를 먼저 달성해야 하는 셈이다.

매뉴라이프 자산운용의 프란체스 도널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앙은행은 향후 몇 년간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연준의 금리 정책과 무관하게 인플레이션은 계속 낮게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제기한다.

스테이트스트리트의 마빈 로 선임 전략가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 인플레이션을 통제하지 못할 위험성도 커지지만, 인플레가 커지기 시작할 가능성은 없다"고 내다봤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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