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중국 경제가 암울한 상황 속에서도 소비자 심리 등 일부 지표가 예상외의 회복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크레디트스위스(CS)가 분석했다.

13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CS가 중국에서 약 8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중국 소비자의 절반 이상은 자신과 가족의 금융여건이 내년에 개선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또 3분의 1 이상은 자신이 속한 회사의 기업 여건도 내년에 나아지리라 기대했다.

또 4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된 별도 설문에선 75개 보증 및 여신 회사 중 약 60%가 올해 마지막 분기 전체적인 대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중소기업 중 3분의 1은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대출 한도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SCMP는 "중국 경제가 최소 지난 1992년 이후 최악의 상황을 겪는 와중에 몇몇 부문에서 경기 개선 신호가 나타났다"며 "중국은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인 지난 18개월간 수출이 압박받고 제조업 경기가 둔화하는 한편 갈수록 많은 기업이 채권 원리금 상황에 실패하는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CS의 데이비드 머피 매니징 디렉터는 "이번 설문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중국 소비자 부문에서 회복이 감지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보증회사나 여신회사 등의 기업이나 사람들이 전반적으로 향후 6~12개월 전망을 더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머피는 소비자 및 기업의 심리가 개선된 것은 부분적으로 중국 정부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부양책을 공급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머피는 "모든 곳에서 부정적인 뉴스가 넘쳐나지만, 내년 소득 성장과 기업 심리에 대한 질문으로 돌아가면, 내년에는 적정 수준의 낙관론이 들어설 공간이 보인다"고 말했다.

CS는 다만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폭등하면서 물가가 급등한 점이 우려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설문의 응답자 중 70%는 물가가 지나치게 높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그들은 무역전쟁보다 돈육 가격 폭등이 소비 심리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ASF로 돈육값이 두 배 넘게 폭등하면서 중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약 8년래 최고치에 이르게 됐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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