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은실 기자 = 증권업계의 주요 사업 부문이 전통적인 브로커리지에서 투자은행(IB)으로 변화하면서 증권사 수익성이 더 개선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증권사들의 IB 사업 부문은 증권발행이나 인수합병처럼 과거에 주목받았던 IB 분야에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금융, 해외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와 같은 새로운 형태의 IB부문으로 확대되고 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14일 증권업계 핵심 수익원으로 부상한 IB가 투자 다각화와 위험관리의 전문성에 따라 수익성이 좌우될 것으로 예상했다.

과거 브로커리지가 수익의 중심이었을 때는 주식 거래량에 따라 이익 변동성이 컸지만 이런 흐름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거래대금이 일평균 13조8천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위탁 수수료 증가는 제한적이었다.

반면 국내외 부동산 관련 거래를 바탕으로 증권업계 IB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국내 증권회사의 해외 대체투자 익스포저는 3조7천억원에 그쳤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13조9천억원으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의 자기자본 대비 채무보증 비율도 지난 2017년 말 56%에서 올해 상반기 75%로 상승했다.

주요 증권사의 영업용순자본비율(구 NCR) 비율도 150%에 근접했다.

업계 비즈니스 형태가 변화하면서 채무보증 비율이 증가했고, 최근에는 증가세가 더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만 고정 이하 자산 비율이 하락하는 등 자산 건전성은 개선되고 있어 IB 부실을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업계 채무보증 비율은 상승하고 있지만, 자산 건전성은 오히려 개선되고 있다"며 "우량건물 위주의 투자 규모 확대와 동시에 부실 자산 정리가 진행된 것으로, 이는 국내 증권업계의 IB 투자역량이 이전보다 크게 향상된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미래에셋대우와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키움증권의 내년 IB 수수료는 지난해보다 6%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증권사들의 수익이 워낙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에 내년에는 수익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수수료 수익과 자산 활용 수익, IB 수익 등이 여전히 견조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 연구원은 "최근 국내외 부동산 우려가 점증함에 따라 구NCR 비율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따라서 내년에는 IB 투자에 대한 리스크 관리 강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IB 사업 안에서도 포트폴리오 다각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진단도 나온다.

안성학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증권사들의 IB 사업 확대는 필연적"이라며 "이러한 가운데 높은 수익성을 쫓는 쏠림 현상 등 단기적인 시행착오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안 연구원은 "증권사가 IB 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혁신기업 투자보다 부동산 금융에 대한 쏠림 현상을 보이고 있으며 이러한 쏠림 현상은 과거 사례에서 보듯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IB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한 각고의 노력의 요구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s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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