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자기자본 규모 4조원 이상의 초대형 투자은행(IB)들이 발행어음을 발행한 지 약 2년이 지난 가운데 3개 증권사의 발행어음 누적 잔고는 약 1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일각에서는 저금리 등으로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을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아 역마진 우려가 제기되는 등 수익성은 애초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원화 발행어음 잔고는 5조4천500억원이었다.

외화 발행어음 잔고는 4천300억원으로, 총 발행어음 잔고는 약 5조8천800억원 수준이다.

한국투자증권이 앞서 밝힌 올해 발행어음 잔고 목표치 6조원에 거의 근접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17년 11월 증권업계 최초로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이후 '퍼스트 발행어음'과 '발행어음형 종합자산과리계좌(CMA)'를 판매했다.

한국투자증권은 2020년까지 발행어음 조달 규모를 8조원으로 늘리고, 앞으로 매년 2조원씩 규모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두 번째로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NH투자증권은 10월 말 기준 누적으로 발행어음 2조9천623억원을 판매했다.

외화 발행어음도 4억3천916만달러(약 5천125억8천만원)를 판매했다.

KB증권의 지난달 말 기준 발행어음 잔고는 원화와 외화 합산해서 1조4천900억원 규모다.

KB증권은 지난 5월 금융당국으로부터 발행어음 인가를 받고, 지난 6월부터 'KB 에이블(able) 발행어음'을 판매했다.

앞서 KB증권은 발행어음을 출시하며 연간 2조원 대 발행을 목표로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제도 도입 후 약 2년이 지난 가운데 업계에서는 예상보다 발행어음 발행에 따른 효용이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저금리로 투자 수익을 올릴 곳이 마땅치 않다 보니 일부 증권사에서는 발행어음 발행에 따른 역마진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돈이 조 단위인데,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아 일부는 그냥 쌓아두고 있는 상황"이라며 "역마진이 나지 않으려면 위험이 있더라도 수익이 나는 곳에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만한 곳을 물색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역마진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다만, 대기업과 비교해 벤처기업 등 작은 규모의 기업은 관련 정보가 잘 없어 투자 결정을 내리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고, 투자금도 적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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