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국민연금이 주식뿐만 아니라 채권까지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고려하는 책임투자를 확대하기로 함에 따라, '나쁜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속가능성 리스크가 투자에 반영되면서 ESG 요소가 미흡한 기업의 신용 스프레드가 확대될 수 있고, '그린본드' 등 책임투자를 고려하는 채권의 인기가 상대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기금 전체 자산군에 책임투자를 도입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국내외 주식 및 채권에 먼저 적용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국내 주식 위탁 운용 유형과 국내 주식 액티브 직접 운용에서만 책임투자를 고려했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직접 운용하는 자산에 ESG 요소를 재무분석 과정에서 융합하는 ESG 통합전략을 구축한다. 국내 주식 패시브 운용은 2020년, 해외 주식과 국내 채권은 2022년 적용할 계획이다.

현재 해외 채권에서는 해외 신용평가기관에서 ESG 요소를 고려해 회사채 신용평가 등급을 산정하며, 기금본부는 이를 고려해 투자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국내 채권에서도 회사채 등 신규 종목 편입 시 ESG 평가 결과를 고려해 투자를 추진할 예정이다.

국민연금이 책임투자를 국내 채권까지 확대함에 따라 국채보다는 회사채 등 자금 조달 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연금이 투자에 ESG 요소를 고려하면 지속가능성 리스크가 크고 ESG 고려가 미흡한 기업들에 대한 요구수익률이 높아지고, 그만큼 채권 조달 비용이 상승하며 장기적으로 스프레드가 확대될 수 있다.

국민연금은 주식에서도 ESG 요소를 고려하기 때문에 부채와 자본 조달 모두 ESG 미흡 기업은 힘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이 채권에 ESG 요소를 도입하면 다른 연기금과 공제회들도 이를 따라 할 가능성이 크다. 국민연금이 위탁운용사 평가에서도 책임투자 요소를 고려하기 때문에 시장 전반에서 책임투자가 '대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일반 채권보다는 ESG 채권이 시장에서 선호될 것으로 보인다. ESG 채권은 친환경 프로젝트와 일자리 창출, 저소득층 지원 등 사회적 가치 투자 등의 프로젝트에 사용되도록 특정된 채권으로 그린본드, 지속가능채권 등이 있다.

올해 상반기 국민연금과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등 국내 3대 공적 연기금과 우정사업본부가 앞다퉈 현대캐피탈 그린본드 투자에 나선 바 있는데, 향후 연기금의 ESG 채권 포트폴리오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연기금 관계자는 "책임투자 활성화에 따라 주식뿐만 아니라 ESG 채권 투자도 확대될 것이다"고 말했다.

kp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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