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금융지주 회장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자사주를 꾸준하게 사들이고 있는 가운데 은행주는 여전히 저평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가 부양의지가 저금리 탓에 힘을 받지 못하는 모양새다.

14일 연합인포맥스 주식 종목 시세(화면번호 3111)에 따르면 신한지주와 KB금융의 전일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각각 0.5배와 0.49배를 기록했다.

우리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도 각각 0.38배, 0.37배로 집계됐다.

PBR은 주식 한 주의 가격이 자본총계 대비 몇 배로 거래되고 있는지를 측정하는 밸류에이션 지표다. PBR이 1배가 안 된다는 것은 해당 회사의 시가총액이 해당 기업의 자산가치보다 작다는 의미다.

은행주는 역사적으로 저평가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최근 저금리·저성장·저물가 추세와 대외 리스크로 은행업종 자체의 성장 둔화 우려로 이어지면서 지난해 상반기부터 전반적으로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저평가된 주가를 부양하고 경영실적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기 위해 4대 금융지주 회장들의 자사주 매입이 지난해부터 이어졌다.

그중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자사주 매입이 두드러졌다. 손 회장은 지난 2월 우리금융이 상장한 이후 5번에 걸쳐 5천주씩 총 2만5천주를 매입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4월 자사주 매입 이후 올해 들어 6월과 7월에 각각 3천400주, 2천주씩 매입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12월 2천주를 장내 매수하고 지난 3월 1천주를 추가 매입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3월 2천171주를 매입한 이후 자사주를 매입하지 않았으나, 금융지주 차원에서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9월까지 1년간 6천억원에 달하는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하지만 이들의 주가는 지난해 연초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연출하고 있다.





KB금융은 지난해 1월 12일 장중 6만9천200원 이후 꾸준히 하락했다. 신한지주도 지난해 1월 22일 장중 5만3천700원으로 상승했다가 하락해 올해는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다. 하나금융도 지난해 1월 12일 장중 5만6천원을 기록한 이후 하락했고, 우리금융은 올해 2월 13일 거래를 시작한 이후 2월 14일 장중에 1만6천원에 도달한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20분 기준 신한지주의 시가총액은 20조5천565억원으로 집계됐다. KB금융은 18조1천42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고, 하나금융은 10조7천36억원, 우리금융은 8조6천672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다만, 내년에 은행들의 수익성이 둔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어, 은행주 저평가는 한동안 지속할 것이란 의견도 적지 않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5년간 은행권 실적이 가파르게 상승했으나 내년엔 이익이 감소하는 구간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며 "은행 주가는 내년도 감익 자체보다는 이후에도 추세적으로 감익이 발생할 것인지 아닌지에 달렸다"고 말했다.

jhson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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