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은 지금> 애플의 놀라운 회사채 발행 타이밍
<뉴욕은 지금> 애플의 놀라운 회사채 발행 타이밍
  • 곽세연 기자
  • 승인 2019.11.14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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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연합인포맥스) 미 국채시장이 달라졌다. 이제 국채시장은 리세션이 아니라 더 강한 성장을 시사하고 있다.

리세션 전조로 여겨지는 장·단기 금리 역전은 해소됐고, 스프레드는 더욱 확대돼 수익률 곡선은 가팔라졌다.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어느덧 1.90% 안팎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8일에는 장중 15bp 올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된 2016년 11월 이후 최대 하루 상승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11월 뉴욕증시의 사상 최고치 랠리만큼이나 미 국채시장도 반전의 드라마를 쓴 셈이다. 지난 8월 말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1.4%대에서 사상 최저치를 위협받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10년물 금리가 2%를 웃돌 수 있다고 전망한다. 거기서 더 큰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시장의 눈높이는 이미 2%대를 향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수익률 연말 전망치를 1.25%에서 2%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연말 1.75%를 제시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월가에서는 애플의 놀라운 회사채 발행 타이밍이 다시 화제가 됐다.

세계 최대 '현금 부자'로 불리는 애플은 지난 9월 회사채 시장에 컴백했다.

9월 4일 애플은 3~30년 만기의 총 5개 트랜치로 구성된 회사채를 70억 달러 규모로 발행했다. 자사주 매입, 배당금, 자본금 조달, 인수합병, 부채 상환 등 일반적인 기업 운영 목적에 쓰인다고 애플은 설명했다.

이번 애플의 회사채 발행은 2017년 11월 이후 처음이었다. 2017년 말부터 시작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감세 정책으로 기업들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돈을 미국으로 송금하는 비용이 줄어든 만큼, 애플은 이후 회사채를 발행하지 않았다.

감세 정책 이후 2년 만에 애플이 다시 채권시장으로 돌아온 데다, 2천억 달러가 넘는 막대한 현금성 자산을 쌓아두고 있는 만큼, 이런 행보는 시장의 눈길을 끌 만했다.

당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약 1.456%로, 사상 최저 수준이었다. 미 국채 30년물 금리는 1.989%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애플이 10년물 2.2%, 30년물 2.95%의 금리 수준에서 회사채를 발행한 것으로 추정했다. 가장 만기가 긴 30년물의 경우 15억 달러가 발행됐는데, 수요가 많아 최초 제시 수준보다 금리가 낮아졌다. 결국 애플은 처음으로 3%도 안 되는 금리에 30년물 발행에 성공했다.

당초 애플은 40억~50억 달러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계획했지만,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발행 규모가 예상보다 더 커졌다. 전 세계적으로 제로나 마이너스 금리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신용도가 높고 고수익을 보장하는 애플 회사채는 투자자 입장에서 군침이 도는 투자처였다.

일단 낮은 금리로 실탄을 더 확보하자는 애플의 결정은 주효했다. 이후 미 국채금리는 가파르게 반등했다.

애플이 회사채 시장에 첫발을 들여놓은 것은 2013년이다. 이후 정기적으로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했는데, 발행 때마다 사이클상 저점에 가까운 타이밍을 잡아 훌륭한 트랙 레코드를 쌓았다.

이번에도 절묘한 타이밍은 입증됐다. 시장에서는 애플이 회사채 시장에 등장하면 '금리 하락이 도를 넘었다는 신호가 아닐까'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다.









다만 해외에서 발행한 애플의 회사채 발행 실적은 엇갈렸다.

2016년 9월 애플은 유로화 표시 채권을 발행했는데, 당시 유로-달러 환율은 1.1270달러였다. 2년 후 이 환율은 1.25달러까지 올랐다. 다시 발행 당시 수준에 도달하기까지 이후 몇개월이 더 걸렸다. 유럽의 국채수익률도 지속해서 떨어졌다.

2014년 11월 애플은 양키본드를 사상 처음으로 발행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1.25달러였는데, 이후 환율 흐름을 볼 때 아주 좋은 타이밍이었다. 다만 독일 국채수익률은 0% 가까이 지속해서 떨어졌다.

애플은 2015년 5월에는 엔화 표시 회사채를 선보였다. 달러-엔 환율은 125.00엔으로 거의 정점에 이르고 있었다.

저금리에 돈 빌릴 기회를 아주 잘 틈 탄 애플. 지난 9월 30년물 채권 발행을 통해 애플이 연간 700만 달러에 가까운 이자를 아낄 수 있으며 30년 동안 총 2억 달러 이상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추산도 나온다. 애플의 다음 회사채 발행에는 시장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린다. (곽세연 특파원)

sykwa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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