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완화적 기조로 유지되고 있는 주식 등 금융시장의 '스위트 스폿(sweet spot: 가장 좋은 시기)'이 1990년대 말과 다른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시간) 연준이 금리를 다시 올리려면 인플레이션이 크게 반등해야 한다며 그때까지는 주식과 위험자산에 호황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의회 증언에서 금리 인상을 고려하려면 물가가 상당폭 올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이날 발표된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4%, 전년 대비 1.8% 상승해 시장 예상치인 0.3% 상승과 1.7% 상승을 웃돌았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보다 0.2% 올랐고, 전년 대비로는 2.3% 상승했다.

근원 CPI가 연준의 물가 목표치인 2%를 훌쩍 뛰어넘었으나 시장은 연준이 선호하는 근원 PCE 물가지수가 9월 1.7%로 여전히 목표치를 밑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내년 PCE 물가지수가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약간 웃도는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를 약간 웃도는 금리만으로는 연준이 기존 금리 인하를 되돌리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지난 10여년간 인플레이션이 매우 낮은 수준에서 유지되면서 인플레 기대치도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파월 의장도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역사적 범위의 하단에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PCE 물가지수가 2%를 의미 있는 수준으로 뛰어넘지 않는 한 연준이 다시 금리를 올려진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에버코어 ISI 전략가들은 몇차례 보험성 금리 인하 후 성장이 회복되자 금리 인상에 나섰던 1990년 말과 지금은 다르다며 인플레이션이 낮은 수준을 유지한다는 것은 주식 투자자들에게 '스위트 스폿'이 더 오래 지속할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경제에 위험이 다시 나타나면 연준이 금리를 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1990년대 말의 '스위트 스폿'은 IT 버블을 양산해 결국 버블 붕괴로 이어졌고, 이후 리세션을 초래했다.

2000년대 초반 금리 인하도 결국 자산 버블로 이어져 2008년 금융위기로 이어졌다.

파월 의장은 의회 증언에서 "전망을 실질적으로 재검토해야 할 상황이 발생한다면 우리는 이에 맞춰 대응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WSJ은 자산 거품의 정도는 1990년대 말이나 2000년대 초반과 비슷해 보이진 않지만, 상황은 바뀔 수 있다며 과거 유사한 사례가 불행한 결말로 이어졌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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