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최근 단기 채권시장에서 이탈했던 외국인이 국내 시장에 다시 진입할지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진다.

단기구간 금리 상승에 채권 가격이 많이 떨어졌고, 예대율 산정에서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을 배제하기로 한 당국의 결정도 외국인의 자금 유입에 긍정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연합인포맥스 투자주체별 종합(화면번호 4255)에 따르면 외국인은 11월 들어 1년 이하 구간에서 국채를 6천230억 원 순매도했고, 통화안정증권도 180억 원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단기 시장을 빠져나가는 이유는 우선 재정거래 유인 감소에 따른 이익실현으로 풀이된다. 최근 채권 금리 상승세를 감안하면 외국인의 이익은 채권 가격 변화에 따른 것이 아니라 스와프포인트 역전폭 감소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스와프호가 일별추이(화면번호 2132)에 따르면 FX스와프포인트는 지난 8월 13일 마이너스(-) 17.1원에서 전일 -12.10원까지 상승했다.

이미 국내 채권에 투자한 외국인 입장에서는 스와프포인트 역전폭이 줄어들면 원화를 달러로 바꾸는 과정에서 이익을 실현할 수 있다.

반면 재정거래 폭 감소는 아직 달러를 들고 있는 외국인에게는 국내 시장 진입을 꺼리는 이유가 된다.

증권사의 한 스와프 딜러는 "외국인의 원화 조달 환경이 악화하면서 재정거래로 들어오던 물량이 최근 3개월은 모습을 거의 감춘 느낌"이라고 말했다.

외국인의 단기 채권 시장 이탈이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입장 변화를 반영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1단계 합의를 향한 긍정적 분위기와 대내외 중앙은행들의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 축소로 인해 단기물 위주의 (외국인) 순매도가 출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외국인이 단기 시장에서 완전히 이탈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최근 통안채 입찰에서는 채권을 조기상환한 외국인이 물량을 다시 채우는 모습도 관찰됐다.

연합인포맥스 투자주체별 거래종합(화면번호 4565)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11일 통안채 입찰에서 1년물을 3천억 원, 91일물을 2천700억 원 사들였다.

한은이 통안채를 매입하는 조기상환일이었던 지난 5일 외국인이 4종목 총 6천300억 원을 순매도한 뒤 이를 새로운 종목으로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이 다시 진입할만한 환경도 조성됐다.

최근 채권 금리의 기준금리 대비 스프레드가 확대하면서 단기 채권의 저가 매력도 상승했고, 금융당국도 예대율 규제를 완화하는 등 시장 안정화 조치를 내놓았다.

전일 통안채 1년물과 2년물의 금리는 각각 1.425%, 1.497%로 기준금리 대비 스프레드는 17.5bp와 24.7b다.

또 금융위원회는 지난 11일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을 내년부터 시행될 은행 예대율 산정에서 제외하도록 하는 은행업 감독규정 일부 개정규정안을 공고한 바 있다.

이 조치가 나오기 전까지 은행들은 예대율을 맞추기 위해 정기예금 자산담보기업어음(ABCP)과 양도성예금증서(CD)를 발행해 단기 금리에 상승 압력을 가했다.

당국의 조치가 나온 뒤 CD 91일물 금리는 1.53%에서 이틀째 머물고 있다.

외국계 은행의 한 스와프 딜러는 "CD 금리 안정화 이슈 이후 시장 심리가 많이 회복됐다"며 "또 1~2년 구간의 기준금리 대비 가격 메리트가 있어 외국인 입장에서 이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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