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정부가 이례적으로 확대 거시경제 금융회의에서 서울채권시장 금리 상승을 안건으로 논의를 진행했다.

정부의 내년 국고채 발행 물량 증가, 안심전환대출 주택저당증권(MBS) 등이 최근 금리 상승 이유로 꼽히는 가운데, 이를 적극적으로 해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14일 확대 거시경제 금융회의에서 "우리나라 채권시장의 전반적인 수급 상황을 고려할 경우 공급측 요인은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정부는 그 근거로 수요 여건을 들었다. 특히 장기물 발행량 증가 우려를 의식한 듯 보험사의 국고채 장기물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다며, 해외채권으로 눈길을 돌렸던 연기금·보험사 수요를 국내에서 흡수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시장참가자들은 장기물에 대한 시장의 수요가 견조하다는 인식에 대체로 동의했다.

장기물 시장은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만큼 수급 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보험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초장기물은 물량을 늘려달라고 하는 상황이다"며 "내년 국고채 발행이 지난 5년과 비교해서 130조 원으로 많이 늘어나는 점이 금리 상승 요인은 되겠지만 소화 못 할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연기금도 2~3년 전부터 장기물 20~30년 구간에서 매수가 들어오는 모습이다"며 "연기금이 원화 채권 비중을 줄이고 있지만, 장기물은 지속해서 사서 듀레이션을 확보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다른 보험사의 채권 운용역은 "보험사는 듀레이션을 길게 가져가는 하는 만큼 장기물 매수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다만 보험사의 매수 여력을 탄탄하게만 볼 수는 없다는 지적도 있었다.

보험사의 채권 운용역은 "생보업계 업황이 요즘 들어 좋지 않다"며 "옛날처럼 보험자금 유입이 원활하지 않은 등 매수 여력은 있겠지만 금리가 오르며 조정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신얼 SK증권 연구원은 "원론적으로 장기물 수요가 있는 것은 맞지만 보험사마다 가지고 있는 생각과 전략은 모두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신 연구원은 "역마진 등 장투기관에서 일괄적으로 듀레이션 확대만을 위해 움직일 것으로 보기에는 어려운 점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연기금과 보험사 등 장투기관 해외채권 수요가 국내로 돌아올 것이라는 효과에는 의구심을 나타냈다.

정부는 국내 장기물 공급이 증가하면 국고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수익성을 따라 해외투자에 나서는 수요를 일부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보험사의 채권 운용역은 "글로벌 금리와 비교해 국내 금리가 많이 상승하면서 최근에 많이 개선됐지만, 아직 절대 금리 자체가 낮다"며 "장기물이 2.2%~2.3%는 도달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호주나 유럽 쪽으로 해외 투자 수요가 많이 움직였다"며 "절대 금리 차보다는 환율과 스와프 등 통화정책에 큰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제훈 기재부 국채과장은 "보험사들의 국고채 장기물에 대한 수요는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예상한다"며 "장기물 수급 불일치를 해소하고 눌려있는 장기물 금리를 완화하면 국내로 수요를 끌어올 수 있다는 일반적인 얘기였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채권 등 특정 채권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고 원론적으로 과거보다 개선될 여지가 크다는 얘기다"고 덧붙였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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