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4일(미국시간) 뉴욕 증권시장에서 주요 지수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영향으로 풀이됐다.

미 국채 가격은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에다 경제지표도 부진해 큰 폭 상승했고, 달러화 가치는 국채 수익률 하락에 동반 하락했다.

뉴욕 유가는 미국 원유재고가 예상보다 큰 폭 증가한 영향으로 하락했다.

미·중 무역 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지속했다.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이날 "중미 무역전쟁은 고율 관세 부과에서 시작되었으므로 마땅히 고율 관세를 취소하는 데에서 끝을 맺어야 한다"면서 "중미가 1단계 합의에 이르게 된다면 고율 관세 취소 수준은 반드시 1단계 합의의 중요성을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1단계 무역합의 체결을 위해 일정 부분 기존 관세 철회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며 미국을 압박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양측이 기존 관세의 철회 문제를 두고 엇갈린 목소리를 내면서 협상에 차질이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큰 상황이다.

긍정적인 소식도 있었다.

중국은 이날 미국산 닭고기 등 가금육에 대한 수입 제한 조치를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 2015년 미국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이후 관련 제품의 수입을 금지했다.

또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민주당)은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이 조만간 의회에서 비준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홍콩의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하는 점도 부담이다.

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環球時報)는 홍콩 정부가 주말에 통행 금지령을 선포할 수 있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가 삭제하면서 불안감을 자극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홍콩에서 계속해 과격 폭력 범죄 행위가 벌어져 법치와 사회 질서를 짓밟고 있다"면서 "폭력을 중단시키고 혼란을 제압해 질서를 회복하는 것이 홍콩의 가장 긴박한 임무"라고 말했다. 시위대에 대한 더 강경한 대응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현시점에서 미국의 침체 가능성이 커질 이유가 없으며, 경고 신호도 없다는 등 긍정적인 경기 전망을 이어갔다.

미국 경제 지표는 혼조세를 보였다.

미국 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주간 실업보험청구자 수도 전주보다 1만4천 명 늘어난 22만5천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 지난 6월 말 이후 가장 많았고, 시장의 예상 21만5천 명도 상회했다.

미 노동부는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0.4%(계절조정치)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4월 이후 가장 높았고, 시장 예상치 0.3%를 웃돌았다.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는 10월에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 시장 예상치인 0.2% 상승을 상회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63포인트(0.01%) 하락한 27,781.9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59포인트(0.08%) 오른 3,096.63에 마쳤지만,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08포인트(0.04%) 하락한 8,479.02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미·중 무역협상 관련 소식과 주요국 경제 지표, 홍콩 시위 관련 상황 등을 주시했다.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무역전쟁은 고율 관세 부과에서 시작되었으므로 마땅히 고율 관세를 취소하는 데에서 끝을 맺어야 한다"면서 "1단계 합의에 이르게 된다면 고율 관세 취소 수준은 반드시 1단계 합의의 중요성을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변인의 발언은 1단계 무역합의 체결을 위해 기존 관세가 일정 부분 철회돼야 한다는 점을 다시 강조한 것으로 평가됐다.

양국의 협상이 교착 상태에 접어들었다는 보도도 잇따랐다. 중국이 1단계 합의 조건으로 관세 철회를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이를 꺼리고 있어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일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구매 규모를 합의문에 명시하기는 꺼리는 데다, 강제적 기술 이전 금지 및 합의 이행 장치 마련 등에도 부정적이라고 보도했다.

주요국의 경제 지표가 부진했던 점은 투자 심리를 제한했다.

중국의 10월 산업생산은 전년 대비 4.7% 증가하는 데 그치며 시장 예상을 밑돌았다. 10월 소매판매도 전년 대비 7.2% 증가로 예상보다 부진했다.

독일은 경기 침체를 우려를 불식시켰다. 독일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기 대비 0.1%를 기록해 마이너스(-) 0.1%에 그쳤을 것이란 시장 우려보다 양호했다.

주요 기업의 실적도 실망스러웠다.

시스코 시스템즈는 시장 예상보다 양호한 2020년 첫 회계분기 실적에도, 다음 분기 전망(가이던스)을 실망스럽게 제시하면서 주가가 7% 이상 급락했다.

미국 소비 상황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대표 기업 월마트는 3분기 순이익이 예상보다 양호했고, 연간 순익 가이던스도 전보다 긍정적으로 제시했다. 매출은 예상에 못 미쳤다.

월마트 주가도 장 초반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이후 반락해 0.3%가량 내려 마감했다.

업종별로는 재료분야가 0.49% 오르며 선전했다. 기술주는 0.13% 내렸다.

뉴욕 증시 전문가들은 미·중 협상의 불확실성으로 횡보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CFRA의 샘 스토발 수석 투자 전략가는 "무역 관련 문제가 제자리걸음"이라면서 "최근 주가 상승은 대부분 무역 협상 기대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12월 25bp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3.7%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0.38% 상승한 13.05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5.5bp 내린 1.815%를 기록했다. 최근 1주일 동안 가장 낮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5.2bp 하락한 2.299%를 나타냈다.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3.7bp 떨어진 1.591%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24.2bp에서 이날 22.4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1단계 무역협상에 대한 신중론이 계속돼 미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유럽 국채시장에서도 가파른 매도세가 잦아들었다. 이번 주를 -0.241%로 시작했던 10년 만기 독일 국채수익률은 4.9bp 내린 -0.351%를 기록했다.

중국 상무부는 1단계 무역협상과 관련해 미국과 심도 있는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면서도 "미국과의 무역합의에 있어 관세 철폐는 매우 중요한 조건이며 관세 철폐 수준이 1단계 무역협상의 중요성을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구매에 대한 확실한 약속을 주저하고 있다며 무역 협상이 난관에 봉착했다고 보도했다. 또 합의이행과 기술이전 이슈에 대해서도 중국 측이 난색을 보였다고 전했다.

여기에 인플레이션 상승에도 중국 경제가 둔화하고 있다는 새로운 신호가 나와 투자심리에 부담을 줬다. 일본과 호주 경제지표도 부진했다.

미국과의 무역 전쟁 장기화에 중국의 10월 산업생산, 소매판매, 고정자산투자 등 주요 경제 지표들이 모두 악화했다.

올해 1∼3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6.2%로 낮아져 성장 동력 약화 추세가 뚜렷해졌다. 중국 정부는 연초 제시한 경제성장률 목표 달성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미국의 주간실업보험청구자수는 4개월여 만에 최고치로 늘었지만, 10월 생산자물가는 월가 예상보다 더 높아져 미국 경제지표는 엇갈렸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이틀째 의회 증언에서 "버블은 없고 침체 경고도 없다"며 경제에 대한 낙관론은 이어갔고,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도 "금리와 경제는 좋은 위치에 있다"고 강조했다.

시포트 글로벌 증권의 톰 디 갈로마 국채 트레이딩 매니징 디렉터는 "홍콩 시위는 향후 몇 주 동안 더 확대되고 더 폭력적으로 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 점이 가장 큰 지정학적 위험"이라며 "유럽 채권시장에서도 최근 랠리 이후 모멘텀 전환이 시작됐는데, 미 국채시장으로도 이 흐름이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BMO 캐피털의 이안 린젠 미국 금리 전략 대표는 "지난 한 주 반 동안 글로벌 매크로 전선에 큰 변화가 없었다는 인식에 국채수익률이 하락하고 있다"며 "연준은 12월에 금리를 내리지 않고, 글로벌 성장은 우려했던 것만큼 가파르지는 않겠지만 둔화하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8.433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8.764엔보다 0.331엔(0.30%)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에 유로당 1.1019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0080달러보다 0.00110달러(0.10%)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19.50엔을 기록, 전장 119.73엔보다 0.23엔(0.19%)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17% 하락한 98.156을 나타냈다.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 합의와 관련해 비관론이 다소 커져 위험선호 심리가 계속 위축되고 있다. 홍콩 시위 등 지정학적 우려도 가세해 엔과 스위스 프랑 등 안전통화의 강세가 계속됐다.

이런 위험회피에 미 국채수익률이 이번 주 들어 연속해서 하락한 영향으로 달러는 전반적인 약세를 보였다. 국채수익률이 내려가면 수익률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 달러의 매력은 줄어든다.

아문디 파이오니어 인베스트먼트의 파레쉬 우파드하야 외환 전략 디렉터 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부정적인 홍콩 상황, 칠레 등 계속되는 라틴아메리카의 혼란 등이 시장을 움직였다"며 "여기에 호주와 일본, 중국에서 실망스러운 거시경제 지표 등이 이어져 투자심리에 부담을 줬다"고 말했다.

전 세계 경제 지표 부진에 글로벌 성장 둔화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중국의 10월 산업생산, 소매판매, 고정자산투자 등 주요 경제 지표가 모두 악화했다. 일본의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예비치는 0.1% 성장해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다. 독일 경제는 3분기에 침체를 가까스로 피했다.

호주 고용지표도 부진해 호주 중앙은행이 2020년에 다시 완화정책을 펴야 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웠다. 호주 달러는 달러 대비 큰 폭 떨어져 지난달 중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MUFG의 리 하드만 통화 전략가는 "홍콩 시위 격화, 무역 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에 리스크 오프 심리가 이어지고, 외환시장에서는 특히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산물 구매를 놓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이 난관에 봉착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전일 보도 이후 불확실성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미국 경제지표는 엇갈렸다. 주간실업청구자수가 4개월여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지만, 생산자물가는 시장 예상보다 더 올랐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단기에 금리를 다시 내리지 않을 것이라는 기조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다.

다만 연말로 갈수록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통상 투자자들이 트레이딩을 서서히 마무리하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미국 금리, 상대적으로 강한 미국 경제 성장에 달러 수요가 늘어날 수 있어서다.

제퍼리스의 브래드 베체텔 매니징 디렉터는 "경제 회복이나 글로벌 무역 반등에 대한 낙관론이 아직 다른 통화가 달러를 웃돌 만큼 충분히 강하지 않다"며 "계절성, 캐리, 온화한 매크로 환경 등에 달러가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주장과 잘 들어맞는다"고 말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35달러(0.6%) 하락한 56.7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재고지표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월례 보고서, 무역협상 관련 소식 등을 주시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 원유 재고가 약 222만 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 150만 배럴 증가보다 큰 폭 늘었다.

휘발유 재고도 시장의 120만 배럴 감소 전망과 달리 186만 배럴 증가했다.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평균 20만 배럴 더 늘어난 1천280만 배럴로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이에 따라 원유 초과 공급 상황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졌다.

유가는 재고 지표 발표 이전에는 상승세를 나타냈다.

OPEC이 이날 발표한 월간 보고서에서 내년도 비회원국의 원유 생산량 증가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영향을 받았다.

OPEC 미국 원유 생산이 예상보다 덜 늘어날 것이라면서 비회원국의 산유량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OPEC은 최근 미국 셰일오일 생산 감소 등으로 내년도 원유 수급 상황에 예상보다 양호할 것이란 진단을 계속해서 내놓고 있다.

모하메드 바르킨도 OPEC 사무총장은 최근 미국 셰일오일 생산 감소가 가팔라질 수 있다면서, 산유국의 감산 정책을 추가로 강화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OPEC은 반면 이번 보고서에서는 원유 수요 증가 전망치를 수정하지 않았다.

초과 공급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줄이는 전망이었다.

미·중 무역협상 불확실성이 지속하는 것은 유가에 부정적이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초과 공급 우려가 당분간 지속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CHS헤징의 라이언 카우프 연구원은 "아마도 약간은 초과 생산 상태로, 재고가 늘어나는 상황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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