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미국 기술기업 애플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가까운 로비스트를 고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 애플도 타격을 입게 되는 만큼 이를 피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고 미국 CNBC가 1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CNBC가 입수한 로비 등록 문서에 따르면 애플은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측근인 제프리 밀러와 그의 팀, 그리고 트럼프 행정부와 관계가 밀접한 인사들을 로비스트로 고용했다.

해당 문서는 밀러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지만, 기술적 상품 및 서비스와 관련한 무역 문제를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밀러의 팀은 지난 10월부터 실제 애플을 위한 로비를 시작했지만, 그는 로비 등록 문서에 이날 공식적으로 서명했다.

밀러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준비 위원회에서 자금 부문 부회장을 맡은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캠페인에서 자금 조달 총책을 맡고 있기도 하다.

지난 3분기에는 트럼프 재선 캠페인과 공화당 국가 위원회(RNC)의 연합 자금 조달 기구인 '트럼프 승리 위원회(TVC)'에서 25만5천달러를 모으기도 했다.

CNBC는 "밀러가 애플의 로비스트를 맡은 대가로 얼마나 받을지는 불명확하다"면서도 "애플은 올 한 해 로비에 550만달러를 지출했다"고 전했다.

애플은 로비 자금 대부분을 자체 로비스트들에게 들였으나 올해는 네 곳의 외부 기업에 로비를 의뢰하기도 했다.

CNBC는 "애플의 이런 움직임은 미국과 중국이 무역 협상에서 진척을 보이지 못할 경우 오는 12월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로 부과되는 관세에서 자사 제품은 제외해주길 공식적으로 요청한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애플은 앞서 미국 무역대표부(USTR) 사무국에 자사의 아이폰과 애플워치, 다른 제품들을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현재 애플의 제품 대부분은 중국에서 조립되고 있다. 애플이 미국 텍사스주(州) 오스틴의 공장에서 맥프로를 만들기 위해 들여오는 부품들에는 이미 수입 관세가 부과되지 않고 있다.

애플이 이 같은 혜택을 누리고 또 추가 혜택을 바랄 수 있는 것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팀 쿡을 많이 존경하고 있고 그는 나에게 관세에 대해 말해왔다"며 "여러 가지 것 중 하나는 삼성이 애플의 가장 큰 경쟁자이고 삼성은 한국에 기반을 두고 있어 추가 관세를 내지 않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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