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기획재정부가 7개월 만에 경제진단에서 '부진'이라는 단어를 삭제하면서 경기 바닥론 가능성도 고개를 들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15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1월호에서 "3분기 우리 경제는 생산과 소비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수출과 건설투자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성장을 제약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4월부터 10월까지 7개월 동안 '부진'이라는 단어를 활용해 우리 경기상황을 표현했지만, 이번에 삭제한 것이다.

설비 투자지수가 지난 7월 전월 대비로 2.2%, 8월 1.6%, 9월 2.9%로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고, 광공업생산도 7월 2.8%, 8월 -1.8%, 9월 2.0%로 부침은 있지만 큰 틀에서는 플러스(+)로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동행 종합지수(순환변동치)도 8월과 9월 전월 대비 각각 0.2p 상승, 보합을 나타내기도 했다. 지난 5월부터 11개월째 마이너스(-)를 보였던 과거 행보와는 확연하게 다르다. 우리나라의 수출에서 20% 수준을 차지하는 반도체의 가격도 3분기에는 횡보하고 있다.

홍민석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직접적으로 바닥을 친 것이냐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할 수 있다"면서도 "예단할 수 없지만, 대외여건상 큰 문제가 없다면 경기 하방 쪽으로 작용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 경제와 글로벌 반도체 개선 흐름이 있다면 우리도 개선 모멘텀을 찾아갈 것"이라며 "그 정도(상승 폭)라는 걸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런 인식은 그린북에도 "미ㆍ중 무역 협상의 전개 양상 및 글로벌 반도체 업황의 회복 시기 관련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는 문장으로 '조건부'라는 점을 전제하고 있다.

기재부의 경제 인식은 최근 발간한 '한국경제 바로 알기'에서 더욱 명확하게 드러난다. 기재부는 이 책자를 통해 "세계 경제 개선, 글로벌 반도체 업황 회복, 확장적 재정 등에 힘입어 내년은 올해보다 성장세가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2.0%에서 내년 2.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1%에서 2.3%로 개선될 것으로 본다는 게 주요 근거였다.

기재부의 평가는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김성태 KDI 경제전망실장은 지난 13일 발간한 경제전망에서 "우리나라의 경기 부진이 완만하지만 제한된 범위에서 개선될 수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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