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KCGI가 최근 한진칼이 설립하기로 한 거버넌스위원회의 독립성과 전문성에 의문이 든다며 2대 주주로서 위원회에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KCGI는 15일 '한진칼, 대한항공의 기업지배구조 개선안에 대한 KCGI의 입장'이라는 보도자료를 내고 "한진칼 2대 주주로서 주주 가치에 직결되는 사안에 타당성을 검토하는 거버넌스위원회에 한 명이라도 참여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앞서 한진칼은 지난 8일 이사회에서 기업지배구조헌장을 제정하며 거버넌스위원회·보상위원회 설치 등을 결의했다.

대한항공 또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독립성 강화와 보상위원회 설치 등 지배구조의 투명성 확보를 위한 안건들을 결의했다.

다만, KCGI는 "한진칼과 대한항공의 조치가 검사인 선임 과정에서 밝혀진 대주주 일가의 보수 및 퇴직금 지급 관련 위법사실을 가리기 위한 미봉책이 아닌지에 대한 우려를 거두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KCGI는 주순식 법무법인 율촌 고문이 거버넌스위원장으로 선임된 것에 대해서도 "대주주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로펌 관계자인 만큼, 독립적이고 전문적으로 운영될지 의구심을 갖게 한다"고 지적했다.

대한항공의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에 법무법인 화우의 정진수 변호사가 선임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설명이다.

KCGI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기존 경영진의 지인으로 구성된다면 오히려 단 한명의 독립적인 인사도 추천할 수 없는 이중차단장치가 될 수 있다"며 "거버넌스위원회가 비지배주주들의 입장을 대변하지 못한다면 대주주 위주의 의사결정구조가 고착화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과도한 부채비율을 거론하며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하다는 입장도 내놨다.

KCGI는 "3분기 말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922.5% 수준"이라며 "2019년 반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금융업을 제외한 코스피200 기업들 중 1위이고, 이들 기업 평균의 무려 9배를 넘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특히, 자본으로 인정되는 영구채를 부채로 볼 경우 부채비율은 1천600% 이상으로 높아진다는 게 KCGI의 설명이다.

KCGI는 "한진그룹의 과거 한진해운에 대한 무리한 투자와 수익성이 낮은 호텔사업의 무분별한 확장으로 인해 재무구조가 악화됐다"며 "다만, 새로운 경영진은 부채비율 축소와 관련하여 실효성 있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개적으로 약속한 송현동 부지매각 등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KCGI는 한진그룹 경영진에 대한항공 재무안정성을 제고하고 현 항공산업의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재차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jwo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5시 03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